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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민희진 "배신한건 하이브" vs 하이브 "사실 아닌 내용 너무 많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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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긴급 기자회견

"카톡 메시지까지 사찰해서 날 죽이려 해"

"나는 월급사장…직장이 마음에 안 들면 푸념 할 수 있지 않나"

아시아경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 사태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앞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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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거나 의도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싱가포르투자청이나 사우디국부펀드를 통해 회사를 탈취하려 했다는 하이브 측의 주장에 대해 '촌극'이라고 폄하하며 "수준이 너무 낮다"고 독설했다.

민 대표는 2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하이브가 주장해왔던 경영권 탈취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는 이미 마녀가 돼 있었다"며 "이 프레임을 벗겨 내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숙제다. 두 번째는 진짜가 무엇인지 말하는 것이다. 제가 보는 앵글과 하이브가 바라보는 앵글이 굉장히 다르다"고 했다.

이어 "이러다 갑자기 내가 죽으면 기뻐하는 상황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저도 사람이고,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본질과 다른 저의 개인적인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사찰해서 저를 죽이려고 하는지에 대해 예상을 하긴 했는데, 이 정도로 심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이브가 저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하이브가 왜 이렇게까지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지 되려 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하이브는 지난 22일부터 진행 중인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하이브는 어도어 대표이사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 수립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 확인과 물증을 확보했다.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하이브 공격용 문건 작성 사실도 인정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경영권 찬탈에 포커스를 맞추는데, 처음에 듣고 와닿지 않았다. 이게 무슨 경영권 찬탈인가 싶었다"며 "나와 부대표가 카톡한 내용을 PC 포렌식 해 일부를 따서 여러 정황을 이야기한 것 같은데, 내 입장에서는 되게 희대의 촌극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적극적으로 감사에 나선 이유에 대해 "내가 내부고발 한 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하면서 "그게(내부고발이) 공식적으로 되길 바랐고, 개선되길 바란 점들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내용 전말을 보시면 알겠지만 우리에게 쌓인 여러분이 모르는 히스토리가 있다. 여러분들 입장에선 이미 내가 죄인이지만, 내 입장에서는 지금 나를 공격하고 있는 박지원 하이브 사장은 얼마 전까지도 나와 반말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사이"라며 "얼마 전까지도 알고 지내던 분들이 나를 엄청나게 공격하는 상황이라 이게 어디서 시작됐을까(싶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나는 빅히트 CBO로 입사했고, 경영권 찬탈을 의도한 적이 없다. 나는 직장인이다. 월급사장이다. 월급사장이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화근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직장인이 직장 마음에 안 들면 푸념할 수 있지 않냐"며 "나는 그런 의도도 없고, 한 적도 없다고 일단 말씀드린다. 이게 배임이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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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 사태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앞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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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동석한 민 대표의 법률대리인 역시 "배임이라 하면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 했을 때 성립하는 건데, 그런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 기도했거나 의도했거나 실행에 착수했거나 한 행위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배임은 예비죄가 없다. 예비죄 역시 실현을 할 수 있는 정도에 나아가야 성립된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사우디국부펀드 등에서 투자를 받으려 했다는 의혹을 설명할 땐 중간중간 욕설을 섞어가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에서) 사우디국부(에 대한 메시지를) 얘기하지 않았느냐. 그냥 그건 상상한 건데 이게 다 얼마나 촌극으로 느껴지냐"라며 '개저씨(개+아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카오톡을 야비하게 (공개)해서 일대일로 응답하기 싫었다. 수준이 너무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주식 못 받고 쫓겨나도 상관없다. 내가 나쁜X이지만 않으면 된다"고 했다.

민 대표는 '방탄소년단이 내(민 대표) 것을 베꼈다'는 말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하이브가 명예훼손을 피하려는 건지 '방탄소년단이 내 것을 베꼈다는 취지로'라고 썼더라. 모르는 사람들은 나를 프레임을 씌워서 볼 것이다. 경영권 침탈을 하려는 사람으로 상상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민 대표는 또 하이브가 제기한 '민 대표의 주술 경영’ 주장에 대해 "개인 사찰이다.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이브는 민 대표의 기자회견 직전 보도자료를 내 "민 대표의 포렌식을 통해 민 대표가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해 온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민 대표는 "원래 지인인데 그냥 무속인이었던 사람"이라며 "무속인은 지인하면 안 되나. 무속인이 불가촉천민인가. 하이브 때문에 정신과에 다녔는데 시원함이 안 풀려서 그 의도로 찾아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 대표는 "그(하이브) 사람들이 더 점을 보러 다닌다. 그들이 굿을 하고 다니니까 몰아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 대표는 이날 방시혁 의장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방 의장이 민 대표에게 "에스파 밟으실 수 있죠"라고 묻자 민 대표가 "나는 누구 밟는 사람 아니다"고 답변한 대목도 있었다. 민 대표는 "뉴진스가 'OMG'로 뜬 뒤 (방 의장은) 한 번도 축하한다는 말이 없었다. 하이브를 다니면서 하루도 마음이 편한 적 없었다. 매일 싸움이었다. 하이브는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 멤버들) 어머니들도 하이브에 불만이 많았다. 박지원 대표가 르세라핌 나오기 전에 뉴진스 홍보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민희진 그룹인지 착각을 시켜야 된다고 했다. '너희가 방해를 해도 내 힘으로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3, 4개월을 홍보 못하게 보이콧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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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그룹 뉴진스가 속한 자회사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는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용산 하이브사옥.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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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민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공식 입장문을 내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게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민 대표는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면서 "당사는 모든 주장에 대하여 증빙과 함께 반박할 수 있으나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하이브는 "당사는 민 대표가 '대화 제의가 없었다' '이메일 답변이 없었다'는 등의 거짓말을 중단하고 요청드린 대로 정보자산을 반납하고 신속히 감사에 응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며 "이미 경영자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 만큼 어도어의 정상적 경영을 위해 속히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와 부모님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아티스트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니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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