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코로나 관련 과학자 탄압"
코로나19의 게놈 서열을 전 세계에 처음 공개한 중국 과학자 장융전 푸단대 교수가 2020년 12월 13일 중국 상하이의 거리를 걷고 있다. 상하이=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게놈(genome·유전체) 서열을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했던 중국 과학자의 연구실이 또 당국으로부터 폐쇄 조치됐다. 이에 반발해 며칠간 철야 농성을 벌인 끝에 연구실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기원 조사 관련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AP통신에 따르면 저명한 바이러스학자 장융전(59) 푸단대 교수 겸 상하이 공공위생임상센터 교수는 이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올린 글을 통해 당국이 자신과 자신의 연구팀이 연구실로 복귀해 당분간 연구를 계속하는 것을 잠정적으로 허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 교수는 자신을 포함한 연구팀이 연구실에서 떠나야 한다는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지난 주말부터 연구실 주변에서 항의 시위를 벌여왔다.
센터 측은 장 교수의 연구실을 보수하느라 안전상 이유로 폐쇄했으며 대체 공간을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장 교수는 퇴거 통보를 받을 때까지 관련 안내를 받지 못했으며 연구 수행을 위한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공간이었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AP는 장 교수가 2020년 처음 코로나19 게놈 서열을 공개 발표한 이후 겪은 좌절, 강등, 축출 등 탄압 조치 가운데 가장 최근의 일이라고 짚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과 관련한 조사를 피하기 위해 과학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AP에 따르면 장 교수는 2020년 1월 5일 게놈 서열을 밝힌 이후 하루 만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일시적인 연구실 폐쇄 명령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같은 달 11일 게놈 서열 공개를 강행했다. 백신 개발의 핵심인 게놈 서열을 밝힌 공로로 장 교수는 그해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선정한 '과학 발전에 기여한 10인'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