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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홍준표와 뭉치는 與 대구 당선인…원내대표도 추경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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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10일 대구지역 당선인과 오찬…韓·黃은 강하게 비판

총선 참패 뒤, 당내 영남 쏠림 가중…대권 노리는 洪의 세력화 해석

새 원내대표 뽑는 국민의힘, TK 기반 3선 추경호 우세

누가 되던 가시밭길, 거대 야당 외 비대위와도 미묘한 관계 설정 필요

노컷뉴스

대화 나누는 윤석열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 시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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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오는 10일 국민의힘 대구지역 당선인들과 오찬 회동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역단체장으로서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는 차원으로 전해졌지만,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홍 시장이 어수선한 당 상황을 직격하고 있는 만큼, 차기 행보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은 확보한 의석 108석 중 59명이 영남권일 정도로 당세가 크게 위축됐다. 당 차원의 외연 확장 필요성과는 별개로 홍 시장이 당 헤게모니와 차기 대권을 노리기 위해서는 최대 텃밭인 TK를 규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동시에 원내대표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국민의힘은 출마자들의 정견발표를 진행했는데, 새 원내대표에는 대구 달성군을 지역구로 둔 추경호(3선) 의원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도로 영남당'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차기 원내지도부가 거대 야당과의 협상, 대통령실·정부와의 협력, 당내 부조화 극복 등 난제를 감당해야 하는 '독배'이기 때문에 역량이 있다면 지역과 관계 없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洪, 한동훈·황우여 맹비난하며 尹은 엄호…TK 민심 고려

8일 복수의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홍준표 시장은 오는 10일 대구 모처에서 당선인들과 오찬을 갖는다. 대구지역의 한 당선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시장과 당선인들이 상견례 성격의 오찬을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구시장으로서 지역 현안을 공유해야 하는 대구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최근 홍 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과 연결해 이번 회동이 '보수 텃밭' 규합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 시장은 이날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에 불과한 이번 비대위원장은 그냥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어 당권을 넘겨주고 나가면 되는데, 무슨 당대표나 된 듯 새롭게 비대위원을 임명하고 당대표 행세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고 하니 참 가관이다"라고 황 비대위원장을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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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자리를 뜨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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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오후에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설을 겨냥한 듯 "이번 당대표는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책임질 사람을 뽑는 선거"라며 "대선 경선 출마 예정자는 당권, 대권 분리 당헌상 2025년 9월 8일(까지)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당대표 선거에 출마 자체가 부적절 하다"고 밝혔다.

특히, 홍 시장은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을 전후로, 한 전 비대위원장과 국민의힘 상황은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윤 대통령은 적극 엄호하고 있다. 이는 TK 지역 민심을 고려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영남권 소속 의원은 "지역 당원들이 총선 결과에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임기가 3년이나 남았고 힘들게 정권을 탈환한 만큼 윤 대통령을 적극 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국민의힘이 총선에 참패하면서 당 역학구조는 더욱 더 영남권에 편중됐는데, 차기 대권을 노리는 홍 시장에게 이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지역구 선거에서 90명을 당선시켰는데, 이 중 59명이 영남권 소속이다. 수도권은 19석에 그쳤고, 당선자를 낸 강원과 충청권도 각각 6석에 불과하다. 대선후보 경선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 비중도 영남권이 약 40%에 달하는 최대 권역이다. 홍 시장은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민심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고도 당심에서 밀려 후보로 선출되지 못한 경험이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준표 시장은 대권을 노리고 있으면서도 현재 당 혼란상과는 무관한 위치이기 때문에 잠재적 경쟁자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하면서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라며 "약점으로 꼽혔던 당심을 보완하고, 조금씩 당내 접점을 늘려가는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내대표 3파전 속 추경호 우세…누가 돼도 안팎으로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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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종배·추경호·송석준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정견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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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의힘은 9일 22대 국회 초반을 이끌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는데, 새 원내대표에도 TK에 기반을 둔 3선의 추경호 의원이 유력해보인다.

당내에서는 추 의원은 영남권이라는 꼬리표를 떼더라도 21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며 민주당과의 협상·투쟁에서 나름의 성과를 낸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지난 2021년 민주당의 모든 상임위원장 독식을 끝내고, 법사위원장 등 7개의 상임위를 되찾아온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내며, 높은 국정 이해도와 원활한 소통능력을 가졌다는 평가도 받는다. 계파색이 옅은 한 당선인은 "그동안의 경력이나 정부·대통령실과의 협력 등을 고려할 때, 추 의원의 역량은 원내대표에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추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 정견 발표회에서 "여야가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상하며 타협을 통해 협치하는 것이 의회 정치의 본령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당리당략에 치우친 부당한 정치공세에 대해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 국민과 함께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는 강하게 맞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쟁자인 4선의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은 충청권, 3선의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은 수도권에 기반을 둔 정치인이기에 '도로 영남당'을 막고 민심에 가까워질 수 있는 적임자라는 명분은 가졌다.

다만, 이번 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 모두 친윤계이자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점은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총선 패배 이후 변화를 요구받는 당정관계에 대해 '운명 공동체, '건강한 관계',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킬 책임' 등을 언급하는 등 원론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대신 이종배 의원은 "우리 당에 가장 필요한 중도 확장성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고, 송석준 의원은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특히 수도권에서 참패했다. 수도권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저를 뽑아달라"고 강조했다. 당의 약점인 외연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추 의원에 대한 추격을 도모하는 양상이다.



당내에서는 어떤 인물이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가시밭길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거대 야당에 맞선 원구성 협상부터, 이들이 주도하는 특검법 정국을 헤쳐나가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잘해야 본전인 '독배'와 같은 사안들이다.

또 신임 원내대표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명한 황우여 비대위원장과의 관계 설정이라는 변수도 안고 있다. 당초 황 비대위원장은 6월 말~7월 초 빠른 전당대회를 치르는 데 적합한 인물로 지명됐지만, 취임 이후 황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가 "한 달 이상 늦춰질 것"이라고 말하며 당내가 술렁이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당선인은 "새 원내지도부는 거대 야당에 맞서 전열을 가다듬기 이전에 황우여 비대위와 명확한 정리가 필요할 것"이라며 "당헌당규상 권한에 제한이 없어진 황 비대위원장이 보수 가치 확립을 목표로 전당대회를 지연시키고, 혁신 목소리를 낼수록 당선인들이 직접 뽑은 새 원내대표에게 이를 바로잡아달라는 요구가 거세질 텐데 내홍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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