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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최후통첩에도 네타냐후 "홀로 싸울 것"… 휴전 협상 '실낱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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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무기 지원 중단' 최후통첩에도
네타냐후 "해야 할 일 할 것" 전쟁 고수
휴전 협상 교착… 하마스 "공은 이스라엘에"
한국일보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8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를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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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지원을 끊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진격 의지를 꺾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손톱만 가지고도 싸우겠다"며 "라파에서 하마스를 소탕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은 결렬됐다. 미국과 중재국 이집트가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있는 가운데 하마스는 "공은 이스라엘에 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인내심 한계 다다른 바이든… 네타냐후, 전쟁 고수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9일(현지시간) 엑스(X)에 올린 영상에서 "필요하다면 우리는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홀로 서도록 강요받는다면 홀로 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라파 도심 진격 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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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5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추념일 연설을 하고 있다. 예루살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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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후 공개된 미국 '닥터 필 쇼' 인터뷰에서도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은 해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라파에서 하마스를 소탕해야 한다"고 라파 침공 의사를 고수했다. 다만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종종 의견 차가 있었지만 극복해왔으며, 이번에도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가 "네타냐후 총리 껴안기를 포기(로이터통신)"한 것으로 비치자, 최우방 미국과의 관계 파탄 우려만은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미국과의 관계 악화가 "이스라엘 전시내각과 특히 이스라엘군(IDF) 내부에 큰 충격을 안겼다"고 짚었다. 이스라엘 내 야당뿐 아니라 연정 안에서도 갈등 관리에 실패한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TOI는 전했다. 미국의 지지를 잃는 것은 무기가 끊기는 것 이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관리를 지낸 아모스 길레드는 "미국은 이스라엘에 강철 같은 보호막을 제공한다"며 "군사 지원뿐 아니라 유엔과 국제법원 등에서 전략적이고 정치적 지원을 해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휴전 협상 공은 이스라엘에"… 중재는 계속


그럼에도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휴전 협상도 결렬됐다. 다만 협상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협상장을 영구적으로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협상은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으로 본다"고 NYT에 말했다. 이집트 고위 관리도 "중재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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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건물을 돌아보고 있다. 라파=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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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향한 휴전 압박은 계속됐다. NYT에 따르면 현지에서 협상을 조율했던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를 설득하기 위해 체류 일정을 연장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중재국이 제안한 협상안을 거부하고, 몇 가지 핵심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며 "이제 공은 완전히 이스라엘의 손에 넘어갔다"고 밝혔다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을 막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를 박살 내서는 (하마스 섬멸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대규모 지상전 대신)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앞서 마이클 헤르조그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라파를 처리하지 않고 하마스를 물리칠 수 있는 전략을 누구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항변한 바 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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