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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對中 견제' 美-EU 균열 부채질… 佛 등 '친중 3국' 밀착 반사이익 노려[中·서방 과열된 패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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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5년 만의 유럽순방 결과
전기차 등 EU 관세협상 물거품
프랑스와는 외교적 공감대 형성
유럽과 파트너 이미지 구축 평가


파이낸셜뉴스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오른쪽)가 10일(현지시간) 국빈 방문을 마치고 떠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공항에서 배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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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절반의 성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마무리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5년 만의 유럽 순방에 대한 평가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유럽 지역에서 중국의 생존 공간과 활동 영역 확대가 목적이었다. 미국과 영국 등 서구 동맹국들의 대중국 견제와 압박이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 중국의 경제적 전략적 생존 공간 확대의 확보가 절실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서구 국가들 사이의 틈을 벌리고 대중 공동 대열을 무너뜨리기 위한 순방이란 평도 나왔다.

그러나 첫 방문지인 프랑스부터 유럽연합(EU)과의 관계가 어려움이 가득한 첩첩산중 속에 놓여있음을 확인케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극진한 환대나 최상급 의전을 무색하게 할 정도였다.

■EU, 중국 EV 등 고관세 부과 경고

시 주석은 프랑스에서 마크롱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을 진행했다. 그만큼 EU와의 협안 협의가 급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별 성과를 얻지 못했다. 중국산 전기자동차(EV)에 대한 고관세 부과와 첨단 기술 이전, 우크라이나전쟁 등과 관련한 중국 기업 제재 등에서 별다른 타협점이나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이다.

EU와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힘든 행로가 기다리고 있다. 우선 EU는 중국산 EV에 미국이 부과하고 있는 수준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25% 내외로 예상된다. 중국산 EV에 대한 진입 장벽을 치겠다는 것으로 양측의 무역마찰 격화를 의미한다.

마크롱 대통령도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국 산업의 보호란 측면에서 EU와 같은 입장을 취하면서 시 주석을 압박했다. 당초 프랑스 방문에서 선물로 거론되던 대대적인 중국의 에어버스 구입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외교 문제 등에서 미국, 영국 등과는 다른 독자적인 행보를 걸어온 프랑스와 접촉 면과 공감대를 넓힌 것은 그나마 수확이었다.

■세르비아·헝가리 관계 격상

반면, 세르비아와 헝가리 방문에서는 각각 양자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 중부 및 동부 유럽에서 교두보를 더욱 확실하게 다졌다는 성과를 얻었다. 중국은 이들 두 나라와 투자 확보와 유럽 시장에서의 거점 제공이라는 서로의 경제적 실리를 교환했다. 투자와 경협을 통한 영향력 확대를 겨냥했다. 특히 EU 가입국가인 헝가리를 통한 유럽시장 공략 루트를 확보했다는 점이 큰 수확이다. 헝가리는 일대일로에 EU 회원국 중 최초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비야디(BYD)가 헝가리 남부 세게드에 유럽 최초 공장 건설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충전 설비 공급망 배치 등에 합의,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을 굳혔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헝가리에 160억달러(약 21조9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세르비아에서 시 주석은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과 '미래를 공유하는 중국·세르비아 공동체' 창설에 관한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에 반대하는 국가들의 연합을 구축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부치치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낸 것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헝가리 방문 등과 관련, "양국간 협력은 다른 EU 회원국들의 모범이 돼 진영 대결을 넘어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이 유럽에 '도전이 아닌 기회'이며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임을 강력하게 보여준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jun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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