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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방중 조태열 “북한 문제, 중국 역할 기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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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4일 중국 베이징 주중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 특파원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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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전략 경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중국 역할에 대한 기대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어떤 역할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조 장관은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4시간 동안 회담했다. 회담 직후 외교부는 “조 장관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는 자료를 냈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은 상황과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 북핵 문제에 대해 (중국과) 공조가 가능했는데, 미·중 전략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유엔(UN) 의장 성명 하나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변화가 고스란히 투영된 것”이라며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가 중국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는데, 어제 그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한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민감한 문제”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윤석열 정부 2년 간 대중 외교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때 한·중 관계가 다소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갔다고 봤고, 지금 그걸 조정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이) 서로 깨달은 바도 있고 오해가 쌓인 것도 있는데, 이번 회담에서 그런 것들을 다 터놓고 얘기했다. 이것이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뒤 한국과 중국 양쪽 발표문에 합의나 동의라는 표현이 없다’는 질문에는 “이번 회담은 의제를 정하지 않고 폭넓게 상호 관심사를 얘기했다. 각자 하고 싶은 애기를 다 했고 차이점을 발견했고 공통점도 찾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양국 간에 어떤 이견을 확인했느냐’는 질문 “큰 틀에서는 한·미 동맹과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이 있고, 좁게 보면 우리의 핵심 이익과 중국의 핵심 이익 사이에 갭이 있다”며 “이를 숨기지 않고 그럴 수밖에 없는 배경, 유지하는 데 있어 겪는 어려움 등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회담 모두 발언과 회담 결과 발표문을 보면, 조 장관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는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사안별, 분야별로 균형 감각을 갖고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오고 있다”고 말하는 등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지만, 왕 부장은 “함께 보호무역 주의를 반대하고 국제 자유무역 시스템을 지키며 생산·공급망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흐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이날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이 겪는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지식재산권에 대한 규제 없이 드라마가 상영되는 경우도 있어 구체적으로 지적해 (애로사항을) 전달했고 전반적 투자 환경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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