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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선거 앞둔 바이든, 핵심 중국산 수입품에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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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다문화 행사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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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노동자 표심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와 반도체, 친환경 제품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보복관세를 매겼다. 외신들은 이번 인상의 경제적 여파가 미미하다며 상징적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전기차 102.5%, 태양 전지·반도체 50% 이상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라 미 무역대표부(USTR)에 보복관세 인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보복관세 규모는 180억달러(약 24조6510억원)에 달한다. 올해부터 3년에 걸쳐 보복관세가 부과된다.

가장 인상 폭이 높은 품목은 전기차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지난 2018년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행위에 따른 보복을 허용하는 슈퍼 301조를 발동했다. 당시 그는 중국산 제품에 품목별로 각각 15%,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개시했다. 트럼프는 2020년 중국과 무역 합의를 통해 보복 범위를 줄이고 일부 15% 제품군의 관세를 7.5%로 줄였으나 퇴임까지 중국과 대립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보복관세를 대부분 유지했다. 현재 바이든 정부는 중국 전기차에 기본적인 수입차 관세 2.5% 및 슈퍼 301조에 의한 보복관세 25%를 적용해 27.5%의 관세를 적용한다. 바이든 정부는 14일 발표에서 보복관세를 25%에서 올해 안에 100%로 높인다고 밝혔으며 최종 관세는 102.5%가 된다.

백악관은 전기차 외에도 올해 안에 모듈의 조립 여부와 상관없이 태양 전지의 보복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0~7.5% 수준인 철강 및 알루미늄의 보복관세도 올해 25%까지 오른다. 이외에도 올해 안에 보복관세가 오르는 품목은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7.5%→25%) △배터리 부품(7.5% → 25%)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STS크레인(0% → 25%) △ 주사기 및 바늘(0% → 50%) △마스크를 비롯한 개인 보호 장비(0~7.5% → 25%) 등이다.

일부 품목의 인상은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중국산 반도체에 적용되는 보복관세(25% → 50%)는 2025년까지 인상된다. △리튬이온 비(非)전기차 배터리(7.5%→25%) △의료 및 수술용 고무장갑(7.5% → 25%) △천연 흑연 및 영구 자석(0% → 25%)에 대한 보복관세는 2026년까지 오른다. 일부 핵심 광물에 대한 보복관세는 올해부터 0%에서 25%까지 올라간다.

中 반발, 실제 무역 제재 효과는 미미

백악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바이든의 경제 계획은 미국의 미래 경제와 국가안보를 위해 중요한 핵심 분야에서 투자를 지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혁신과 관련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은 미국 업계와 근로자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중국은 인위적인 저가 수출로 세계 시장에 제품이 넘치게 한다"고 주장했다.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은 지난달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3배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노동자들의 표를 모았다. 아울러 미 항구에서 운용 중인 STS크레인의 80% 이상은 중국산으로 알려졌으며, 미 언론들은 해당 크레인으로 미국의 무역 정보가 유출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복관세를 맞은 반도체, 배터리, 태양 전지 등의 품목들은 대부분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경제 성장 및 공급망 재건에 필요한 품목이며 정치적인 의미가 크다.

중국의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바이든 정부의 발표 직전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여러분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중국은 일관되게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위반한 일방적 부가 관세에 반대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로 미중 무역에 큰 변화는 없다고 예상했다. 올해 1·4분기에 미국에 수출된 중국산 전기차는 중국 지리자동차의 하위 브랜드인 폴스타 차량 2217대에 불과했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태양 전지 역시 전체 수출량 대비 0.1% 미만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보복관세로 인해 발생하는 미국 내 물가상승률이 0.01%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민간기구 세계경제포럼(WEE)의 샹 장 디지털 자동차 국제협력조사센터장은 12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전기차 대부분이 미국 브랜드의 중국 공장에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 브랜드는 거의 없다며 "미 정부의 관세 인상은 미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더 큰 손실을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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