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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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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총선 앞둔 3월 85조 지출 역대 최대… “재정건전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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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56조-기금 28조 등 집중투입

정부 “정해진 범위에서 신속 집행”

법인세 감소 등 세수펑크 우려속

“선거 의식한 과도한 지출” 지적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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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정부의 총지출이 85조 원을 넘기면서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대기업이 올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으며 세수 펑크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예산을 조기에 집행한 결과라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지출을 과도하게 늘렸다는 지적도 많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 3월 한 달 동안 85조1000억 원을 지출했다. 예산 56조6000억 원, 기금 28조5000억 원 등을 지출하면서 역대 가장 큰 월간 총지출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지출 규모는 통상적으로 정부 지출이 큰 다른 해 3월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3월 기준 총지출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9조 원에서 2020년 60조8000억 원, 2021년 72조4000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이어 2022년에는 82조3000억 원까지 늘어났다가 지난해 72조2000억 원으로 줄었지만 1년 만에 다시 80조 원대 중반까지 불었다.

총지출 규모는 1분기(1∼3월) 누적으로 봐도 역대 가장 크다. 올 1분기 총지출은 212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6조8000억 원)보다 25조4000억 원이 늘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정해진 지출 범위 안에서 상반기(1∼6월)에 지출을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재정집행은 하반기(7∼12월)보다는 상반기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특히 ‘신속 집행’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1분기 총지출의 예산 대비 진도율은 32.3%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높다. 연간 예산의 3분의 1을 3개월 동안 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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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세수 여건이 악화되는데 나라살림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재정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56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세수 펑크’가 발생한 가운데 올 들어서도 3월까지 국세는 84조9000억 원 걷히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2000억 원이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지난해 영업 적자를 내면서 올 3월까지 걷힌 법인세가 1년 전보다 5조 원 넘게 줄어든 결과다. 이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지난해만큼 세금이 걷힌다고 하더라도 예상치(367조3000억 원)보다 25조4000억 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재정 지출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한국의 국가채무는 지난해 1126조7000억 원으로 집계돼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4월 총선을 의식해 지출을 늘렸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실물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정부가 예산 조기 집행에 나서는 것은 그동안 계속 이어져 온 관행”이라면도 “역대 최대 금액이었다는 점에서 선거를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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