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1 (금)

이슈 5세대 이동통신

5G 투자 감소하자 새 먹거리 찾는 韓 통신장비업계… LED·차량용 반도체·방산으로 사업 확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통신장비 회사 케이엠더블유는 올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4′에서 무선장치로 원격 조정이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공개했다. 전체 매출에서 LED 조명 비중이 10% 수준이지만 사업을 확대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케이엠더블유의 매출은 1001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이상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629억원으로 약 40% 늘었다.

케이엠더블유는 기지국에 장작되는 무선주파수(RF)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RF 부품은 무선신호를 송·수신하기 위해 활용되며,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는 통신 품질을 결정한다. 케이엠더블유의 RF 부품은 삼성전자와 ZTE를 비롯한 전 세계 기지국 제조사에 공급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장비 회사들이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 수요 감소에 대응해 통신장비 외 제품·기술 개발에 나서거나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는 올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 규모는 2970억달러(약 406조4445억원)로 추산된다. 미국에선 티모바일이 전국 96.3%에 5G망을 구축했고, 일본도 전국 47개현에 5G망을 설치했다. 한국과 싱가포르, 태국도 5G 구축률이 90%를 넘어선 상태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지난 1월 차량용 반도체 회사 명성라이픽스를 392억원에 인수했다. 이노와이어리스는 통신망 품질을 확인하는 시험용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통신사에 공급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미국 버라이즌 등이 고객사다. 기지국 제조사인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와 단말기 제조사인 애플 등도 이노와이어리스 장비를 사용한다. 이노와이어리스 관계자는 “자율주행 등이 주목받으면서 차량에도 통신칩을 비롯한 반도체가 다수 적용되고 있다”며 “통신장비 사업과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명성라이픽스를 인수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노와이어리스의 매출은 1374억원, 영업이익은 103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 줄었다.

조선비즈

명성라이픽스가 공급하는 차량용 반도체./명성라이픽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진시스템은 통신장비 기술로 제품군을 확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금속가공 기술과 시스템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통신장비의 뼈대가 되는 함체(랙)과 전기 구동장치를 생산한다. 서진시스템은 태양광, 풍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 공급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 배터리 관련 부품을 지난 2021년부터 생산하고 있다.

통신 전력 증폭기 생산 회사인 RFHIC는 방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통신 전력 증폭기는 저전력 무선 신호를 고전력 신호로 변환, 기지국 안테나를 구동하는 데 사용된다. RFHIC는 통신 전력 증폭기를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등에 공급하고 있다. 통신 전력 증폭기는 기지국 구축 규모와 비례해 수요가 늘기 때문에, 통신사들이 망 투자를 줄이면서 수요가 감소세다.

반면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갈등 고조로 군용 레이더·통신장비 수요는 늘고 있다. 이에 RFHIC는 LIG넥스원과 에어버스 등 방산업체에 통신 전력 증폭기를 공급하고 있다. RFHIC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통신장비와 방산 관련 매출이 각각 50%였는데, 올해를 기점으로 방산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RFHIC는 영업이익이 3억원에 불과했다. 올해는 매출 1396억원, 영업이익 156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송영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ICT전략연구소 미래전략연구실장은 “광범위한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는 유럽, 중국 통신장비 회사와 달리 한국 통신장비 회사들은 국내 시장이 작다”면서 “사업 다각화 전략이 올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