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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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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푸틴에 "오랜 친구"… 바이든 보란듯 밀착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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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약 7개월 만에 다시 만나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오랜 친구'라 부르며 환대했고, 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 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16일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중·러 수교 75주년을 맞아 서명한 '새로운 시대를 위한 포괄적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주도 세계 질서에 맞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대미(對美) 연합 전선'이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외교부와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푸틴 대통령과 소인수 회담을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내 오랜 친구(라오펑유), 중국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며 "다섯 번째 임기 시작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푸틴 대통령의 지도력 아래 러시아는 반드시 국가 발전에서 새로운 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시 주석은 "중·러 관계는 4분의 3세기를 지나는 동안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해왔고, 국제 정세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견뎌왔다"며 "푸틴 대통령과는 40여 차례 만나면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했고 중·러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전략적 지도를 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중·러 관계 발전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며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상호 신뢰하는 이웃, 친구, 파트너로 국가 발전과 부흥을 공동으로 추구하고 세계 공정과 정의를 수호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등 서방 견제에 지속적인 공동 대응을 시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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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도 맞장구를 쳤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중 관계는 기회주의적이지 않고 누구에게도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며 "현재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협력은 정세를 안정시키는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회담이 다극화된 국제 질서의 현실을 반영하고, 민주적 국제 질서를 함께 수호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는 중국의 4대 무역 상대국이 됐다.

지난해 양국 무역액은 약 25% 증가한 2270억달러(약 305조7000억원)에 달했다"며 "지난 5년간 팬데믹과 양국 발전을 견제하려는 제3국의 조치에도 양국 간 무역은 증가해왔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80개 주요 공동 투자 프로젝트를 만들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두 정상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을 상대로 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적 도발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공동성명에는 "미국과 그 동맹국의 군사 영역에서의 위협 행동과 북한과의 대결 및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무장 충돌 도발로 한반도 형세의 긴장을 격화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미국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 군사적 긴장 형세를 완화하고 위협·제재·탄압 수단을 버리기를 촉구한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 공유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을 문제 삼았다.

시 주석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며 "중국은 유럽 대륙이 조기에 평화·안정을 회복하기를 기대하고, 이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계속 발휘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러 수교 75주년 기념공연에 참석한 뒤 약 45분간 공원을 산책하며 비공식 대화를 나눴고, 양측 대표단이 참석하는 비공식 만찬도 진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17일 하얼빈을 찾는다. 하얼빈에서 열리는 제8회 러시아·중국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한 뒤 하얼빈공대에서 학생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중·러 간 밀착이 강화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중과 연계해 북한을 깜짝 방문할지도 관심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은 지난해 러시아 극동을 방문해 자신과 흔치 않은 대면 회담을 하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 아시아 방문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후 북한은 막대한 양의 옛 소련제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마친 뒤 베트남을 방문할 계획이다. 겐나디 베즈데트코 주베트남 러시아대사는 전날 하노이에서 열린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이) 아주 가까운 미래에 베트남에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서울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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