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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주간政談<상>] '잠행 해제' 김건희 여사 사진만…대통령실 수위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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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5개월 만에 공개 활동 재개
韓 총리, '의대 증원 유지' 법원 결정에 부처 관계자 격려
與 총선백서특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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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부인 뺏 짠모니 여사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환담 후 이동하고 있다. 김 여사의 공개 행보는 약 5개월 만이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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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총리 공식 오찬 자리에 참석하며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김 여사의 공식 일정은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네덜란드 순방에 함께 다녀온 후 다섯 달 만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관해 야권의 공세를 받는 김 여사가 잠행을 마치고 다시 공개 행보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의료 개혁' 고비를 넘었다. 법원은 의료계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입학정원 증원 처분 집행 정지 항고심을 각하 및 기각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의료개혁 과제를 함께 논의하자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5선의 우원식 의원을 선출했다. 우세가 점쳐졌던 추미애 당선인을 꺾는 이변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래서인지 이른바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 향방을 두고서도 뒷말이 나온다. 또한 민주당 강성 당원들은 투표 명단을 공개하라며 우 의원의 당선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4·10 총선 참패 원인을 기록하기 위한 총선백서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책임론 포함 여부를 두고 내부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여야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독도 방문을 두고서도 갑론을박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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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식 오찬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오찬 참석 모습은 공개하지 않았다. 캄보디아는 김 여사의 뒷모습이 나온 사진을 공개했다. /캄보디아 총리실 산하 언론 대응부서(Press OCM)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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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 얼굴 보인 김건희 여사...사진 공개는 부담?

-김건희 여사가 지난 16일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이후 열린 양국 정상 간 공식 오찬에 참석했어.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적이 없어. 약 5개월 만의 공개 일정이야.

-정상 배우자가 방한한 상대국 정상과의 오찬에 참석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그런데 지난달 루마니아, 앙골라 대통령 방한 때는 김 여사의 공개 일정이 없었어. 당시에도 각각 대통령 배우자가 동행했었고, 공식 오찬 일정도 있었어.

-이번 캄보디아 오찬은 왜 공개한 거야?

-사실 정상회담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오찬 참석 여부를 확정해 알려주지 않았어. 10시께에야 언론에 공지했지. 공개 일정으로 전환할지 말지 고민했던 것 같아.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이전과 다르게 공식 오찬에 김 여사가 참석한 이유가 무언가. 상대측 요청이 있었나'라고 물었어. 이에 대해 관계자는 "양측 정부가 공식 오찬에 배우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고 합의해 앞의 2건보다 추가된 일정이 있었다"고 하더라고.

-지난달 루마니아, 앙골라 정부와는 정상 간 오찬 공개가 합의가 안 됐다는 건데, 상대국 입장에선 공개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그렇지. 루마니아와 앙골라 측에서 대통령실 입장을 반영해준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이번 캄보디아 오찬 참석 결정은 캄보디아와 김 여사 인연도 고려한 걸로 보여. 김 여사는 2022년 캄보디아 현지 병원을 방문했다가 제대로 심장 수술을 받지 못했던 로타 군의 사연을 접하고, 국내로 데려와 심장 수술을 받도록 지웠했어. 로타 군이 건강을 회복하자 용산 대통령실로까지 초청했었지. 그래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도 정상회담과 오찬에서 감사의 뜻을 밝혔어. 대통령실로선 이번이 김 여사가 자연스럽게 공개 행보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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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가 202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는 로타 군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위로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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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의 얼굴도 정말 오랜만에 공개됐어. 5개월 만인데 달라진 점은 없어 보여.

-여사가 마음고생을 많이 해서 살이 많이 빠졌다는 풍문이 돌기도 했는데, 사진으로만 봐선 잘 모르겠어.

-대통령실에선 애초 여사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기류도 있었어. '공개한다 안 한다' 얘기가 나오던 끝에 대통령실은 전속 사진 담당자가 찍은 사진을 마침내 공개했어. 19장 사진 중 여사가 나온 사진은 단 3장이었어. 그것도 오찬장에서 찍힌 여사 사진은 아예 없었고, 캄보디아 정상 배우자와 서서 환담하거나 오찬을 마치고 환송하는 사진만 올라왔어.

-캄보디아 총리실이 공개한 오찬 사진에서도 여사 얼굴은 제대로 안 나와 있었어.

-디올백 수수 의혹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까지 수사가 진행 중이라 사진 공개가 부담스러웠던 듯하네. '사진의 정치학'인 걸까(웃음). 사진 공개를 아예 안 했다면 오히려 '도둑 오찬이냐'라면서 야당이 비판했을 것 같아.

-이번을 기점으로 김 여사가 외교 일정 등에서 공개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보여.

-대통령실 입장도 언제까지 비공개할 순 없다는 거야. 다만 국민 우려를 조금이라도 해소하려면 제2부속실 설치를 언제까지 하겠다거나 특별감찰관을 적극적으로 임명하겠다는 식의 달라진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어. '이미 여사 전담팀이 꾸려져 있는데 굳이 왜 2부속실을 만드느냐'는 반론도 있어. 하지만 2부속실을 만들어야 대통령 일정 관련 부속실과 예산이 분리될 수 있고, 여사 전담팀 외 다른 부서는 여사 관련 일정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대통령실이 조만간 조치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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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법원의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기각·각하 결정에 대해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의료계의 복귀를 촉구했다. 사진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 총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왼쪽부터).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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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으셨다"...의대 증원 법원 판결에 '화기애애' 브리핑장?

-의대 정원 증원과 배분을 멈춰달라는 의료계의 집행정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

-맞아. 서울고법 행정7부는 지난 16일 의료계가 신청한 항고심에서 의대 교수, 전공의 등의 신청은 각하하고 의대생의 신청은 기각했어. 앞서 의료계는 보건복지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를 신청했는데 이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거지. 국무총리실은 판결 직후 기자들에게 문자 공지를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국민담화를 진행한다고 알리고, 정부 반응에 대해 "현명한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전했어.

-한 총리의 '의료개혁 대국민담화'는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렸는데, 사회적 관심이 높은 만큼 여러 부처 관계자가 참석했더라고. 이들은 법원의 기각·각하 결정 소식에 서로 "고생 많으셨다"며 미소를 보였어. 이들 입장에서는 자칫 법원이 의료계의 신청을 '인용'할 경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의료개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안도의 한숨을 내쉰 셈이지. 또한 법원 판결로 인해 의대 증원이 사실상 확정된 만큼 그간 서로의 노고를 위로하는 분위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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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는 담화와 질의응답에서만 '전공의'라는 단어를 12차례 언급하고 "전공의들이야말로 우리 의료계와 대한민국의, 또 우리 국민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며 복귀를 호소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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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역시 담담한 가운데서도 강한 어조로 담화를 발표했다며?

-응. 한 총리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합동브리핑실로 들어왔어. 한 총리는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아직 본안 소송이 남아있지만 오늘 결정으로 정부가 추진해 온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이 큰 고비를 넘어설 수 있었다"고 평가했어. 그러면서 "대한민국 의료 발전과 환자 보호에 대한 마음은 의료계나 정부나 다르지 않다"며 의료계를 향해 손길을 내밀었지.

-한 총리는 특히 담화에서 전공의들의 복귀를 여러 차례 촉구했어. 한 총리는 담화와 질의응답에서만 '전공의'라는 단어를 12차례 언급하며 "전공의들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필수의료를 전공하시겠다고 (해서) 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계신 분들" "전공의들이야말로 우리 의료계와 대한민국의, 또 우리 국민의 가장 소중한 자산" "오히려 우리 전공의들께서 복귀를 하셔서 저희를 감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등이라고 말했지.

-다만 의료계는 법원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재항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 사직과 휴진 등 집단행동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해. 정부가 법원 판결로 의료개혁 동력을 얻기는 했지만 의료계의 반발은 여전한 듯하네. 이 역시도 정부가 잘 해소해야만 진정한 의료개혁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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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패배 후 국민의힘이 패인 분석을 위한 총선백서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내분이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3월 22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친 뒤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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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백서 '특정인' 거론 두고 갈라진 국민의힘

-국민의힘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내부에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는데.

-맞아. 17일 공천 평가 회의에 공천 업무를 담당했던 외부 공관위원들이 모두 불참했다고 해. 대신 정영환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내부 공관위원으로 참여한 친윤계 이철규 의원과 이종성 의원 3명은 참석했지. 총선 백서 작성 과정에 '한동훈 책임론'이 계속되면서, 이에 대한 반발 아니냐는 해석이 나와. 회의 참석 절차 등 총선백서 특위에 대한 불만이 내부에서 터졌다는 시각이야. 총선백서 발간으로 과연 선거 패인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겠느냐는 무용론이 불거졌는데, 지난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데 편향성 논란이 계속됐었어.

-백서에 특정인을 언급하는 걸 두고도 논란이 많던데.

-맞아. 당 지도부는 총선에서 당을 진두지휘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든 대통령실이든 특정 대상을 언급하지 말자고 주문했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대표가 사퇴한 걸로 정치적 책임은 봉합하자"고 했어. 백서 작업을 두고 또다시 당 내분이 격화되자, 이를 막으려는 거지. 조정훈 총선백서위원장도 "특정인을 거론없이 은유법을 써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 직설적으로 풀어내지 않아도, 유추가 가능하다는 거야. 하지만 당내에서는 반발 기류가 커. 총선 패배의 원인은 대통령실에도 있고 한 전 위원장에게도 있는데, 구체적으로 책임 소재를 명시하지 않는다면 원인 규명이 안 된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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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정훈 총선백서 특위위원장과 악수를 하는 모습. 이날 조 위원장은 "당을 주어로 만든다는 게 패배 원인을 대충 덮고 넘어가자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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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백서 특별위원회 활동으로 민심 역풍이 불 수 있겠는데.

-그러게 말이야. 명료하게 백서에 정리하면 좋을 텐데, 그러기가 쉽지 않은가 봐. 조 위원장을 향한 당내 반발도 커. 조 의원실 관계자는 "비난이 담긴 문자폭탄, 카톡, 전화가 계속 온다"며 "사무실로도 전화가 계속 오고 있고, 소리를 지르는 분들도 많다"고 하더라. 한 전 위원장 지지자들이 화가 많이 난 거지. 회의에 참석한 한 국민의힘 낙선자는 "해리포터의 볼드모트(두려운 존재여서 함부로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인물)처럼 이름은 알지만 말할 수 없는 사람인 것처럼 총선 패배 책임 소재 대상을 표현하더라"고도 했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에서 보수가 궤멸한다는 위기감마저 돌고 있는데도 다들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다"라고 푸념하더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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