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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나토 인태지역 확대, 현실적 문제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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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브뤼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태열 외교장관이 4일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국가와 나토 위원회 회의 중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등 참석 장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 4. 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브뤼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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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도 인도-태평양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다. 이런 가운데 나토 확장이 현실적 문제에 당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제이슨 모이어 연구원과 런던 킹스칼리지의 베네딕트 벡센데일 스미스 연구원은 최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보낸 '나토는 아시아에서 동맹국이 필요하지만, 인도 태평양 주둔이 필요한가?'(Nato needs allies in Asia but does it need an Indo-Pacific presence?)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나토 회원국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만 집단 방어와 과잉 접근에 대한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나토의 인도-태평양으로의 확장은 소위 '아시아태평양 4(Asia Pacific 4)'로 불리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지난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와 이듬해 리투아니아 빌니우스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하면서 본격화 됐다. 이들 4개국이 참석한 것은 중국이 유럽과 대서양 안보에 도전으로 부상하면서 대중국 전략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나토가 일본 도쿄에 연락사무소 개설을 추진하면서 나토 회원국 내부에는 찬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저자들은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식적인 권한을 갖고 있지 않지만, 나토 회원국들은 지역 파트너들과 안보 및 방어 협약을 맺고 있으며, 이는 두 지역 간의 불가분의 관계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951년에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3국이 체결한 'ANZUS 조약'은 당사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호주, 뉴질랜드 및 미국이 공동 대응을 하게 돼 있다. 또한 미국은 일본과 한국, 필리핀에 상당한 규모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저자들은 "인도-태평양에서 새로운 소규모 안보 협정들이 등장하면서 얽혀진 동맹 관계가 나토 개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호주는 핵잠수함 전력 공유를 위해 오커스 협정을 맺었고,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3자 대화, 그리고 미국, 호주, 인도, 일본은 쿼드 협정을 각각 맺었다. 이들 소다자안보협력체들(minilateral security arrangements)은 러시아와 북한을 포함해 중국의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에서 비롯됐는데 나토 회원국들은 지역 경제와 안보의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개별적으로 혹은 집단적으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저자들은 설명했다.

저자들은 "아시아 주둔 미군에 대한 역외 공격이 유럽 동맹국이나 캐나다의 공동 대응을 과연 보장할 수 있는가"라면서 "현실적으로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과 지역 파트너들을 지지할 수 있지만 나토 협정의 제 5조로 알려진 '공동 방어' 조항이 외부 지역에 대한 무력 공격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 지 불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태평양에 위치한 하와이는 미국의 주권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나토의 공동 방어 보장에서 제외된다.

이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회원국들의 활동과 관련한 지리적 제한은 나토 전체의 대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토의 유럽 안보에 대한 우선권을 강조하도록 했는데 동시에 이는 유럽 나토 국가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얼마나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한편 나토 회원국들은 기후 변화나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과 같은 전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의 다자간 대화와 협력이 불가피하다. 유럽연합은 대외무역의 40%를 동아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남중국해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협력과 갈등 회피는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저자들은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지역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휘말리지 않고 인도-태평양 동맹국들과 건설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라고 강조했다.

저자들은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만큼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하지 않기 때문에 갈등을 빚고있으며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장하는 것이 과도한 확장이라는 정당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최성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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