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이후 편의점서 라면, 생수 판매량 일시적 급증
대형마트 업계 물자동원령까지 검토... 계엄 해제 공식 발표 후 안정 찾아
비상 계엄이 발동한 직후인 지난 3일 밤 11시경 시내 한 마트 라면, 즉석밥 매대에서 제품이 팔려 자리가 비어있는 모습. /사진=독자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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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서 티슈, 세제, 생수도 사고 아기 기저귀는 14만원어치 구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일 밤 10시30분경 '비상계엄'을 전격 선포하고, 금일 오전 4시30분경 해제 담화를 발표하기 전까지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4일 주요 유통사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비상 계엄령 발동 직후 해제 조치가 공식화하기 전까지 라면, 즉석밥, 생수 등 주요 생필품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편의점에서 용기면(사발면) 몇 박스 구매한 인증 사진과 즉석밥과 라면 매대가 비어있는 사진도 공유됐다.
실제로 이날 편의점 생필품 판매량은 평일보다 많았다. 대형 편의점 A사가 주거 입지 약 4000점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일 당일 매출이 지난주 동일과 비교해 용기면 7.7%, 봉지면 16.4%, 즉석밥 14.8%, 통조림 15.5%, 생수 23.1%, 안전상비약품 12.1% 각각 증가했다.
편의점 B사도 같은 기간 통조림 75.9%, 햇반 38.2%, 생수 37.4%, 라면 28.1%, 건전지 25.7%, 식재료 23.8%, 주류 15.2%, 시리얼 14.1%, 빵 12.5% 등 판매량이 증가했다. 편의점 C사도 즉석밥 70%, 면 50%, 생수 40% 등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계엄령 발동으로 불안감이 커진 시민들이 구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사재기 현상까진 아니어도 주택가 편의점 중심으로 간밤 주요 생필품 매출이 꽤 많이 올랐다"며 "현장 직원과 매장 근무자에 따르면 50~60대 고객이 많이 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시민이 3일 밤 편의점에서 비상용 식량으로 라면을 대량을 결제하는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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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선포 후 이커머스 생필품 주문 검색량도 증가했다. 오전 1시경 홈플러스몰 실시간 인기 쇼핑 검색어 순위에 우유, 쌀, 라면이 상위 검색어를 차지했다. 의류와 가전제품이 매출 비중이 높은 11번가에서도 계엄령이 발동된 오전 1시경 라면 검색 순위가 상위권에 올랐다.
쿠팡에서도 간밤 일시적으로 라면, 생수, 물티슈 등 생필품 주문량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금일 오전 계엄 해제 담화가 발표된 후 사재기 현상이 진정되면서 주문 취소가 많다고 한다. G마켓, 컬리 등 다른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도 간밤 매출 동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배송, 당일배송 등 이커머스 업체의 배송 서비스는 현재 정상 가동 중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은 계엄 선포 시점이 폐점 시간대여서 인파가 몰리는 소동은 없었다. 금일 개점 이후에도 고객이 몰리거나 특정 제품이 빠르게 소진되는 사재기 현상은 발생하지 않은 것은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 오픈 전인 금일 새벽 시간대에 계엄 해제가 발표돼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유통 업계에선 대규모 사재기 현상은 진정됐지만, 향후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에 따라 단기적으로 소비심리가 급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원화 약세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 제품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금일 국내 유통사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전일 대비 2.57% 하락한 5만6900원, 이마트는 전일 대비 2.40% 하락한 6만5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은 장중 9.8%까지 떨어졌다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면서 낙폭을 줄이며 3.74% 하락한 23.9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식품 제조사 주가는 상승세다. 농심은 전일 대비 1.33% 상승한 34만3000원, 삼양식품은 2.92% 오른 59만9000원, CJ제일제당은 1.29% 오른 27만5000원, 롯데칠성은 0.66% 오른 12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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