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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中 "남중국해 침입 외국인 체포" vs 필리핀 "우리 것 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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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버러 암초 봉쇄 돌파에 中 "최장 60일 구금" 발끈…필리핀도 맞대응

연합뉴스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어선 차단하는 중국 해경선
지난 16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인근 바다에서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어민이 탄 보트의 스카버러 암초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2024.5.19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중국이 점유한 남중국해 암초에서 필리핀 민간인 선박이 중국 봉쇄망을 뚫는 데 성공하자 발끈한 중국 해경이 남중국해 해역에 침입하는 외국인을 체포하기로 했다.

이에 필리핀도 "우리 것을 강력히 수호하겠다"면서 강경 대응을 천명,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긴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필리핀 매체 마닐라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이 영유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불법 침입하는 외국인을 체포할 권한을 해경에 부여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 발표한 새 규정에 따르면 중국 해경은 무단 침입자를 최장 60일간 구금할 수 있다.

기존에도 해경은 범죄 용의자를 구금할 권한이 있었지만, 중국이 해경의 용의자 구금 관련 절차를 상세히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필리핀 민간단체 '아틴 이토(타갈로그어로 '이것은 우리 것') 연합'이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영유권 주장을 위해 대규모 민간인 선단을 보낸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 단체가 암초에 있는 필리핀 어선에 물자를 보급하고 필리핀 영유권 표시 부표를 띄우겠다며 상선 5척과 소형 어선 100여척으로 구성된 선단을 보내자 중국 측은 해경선 등 최소 46척의 선박을 동원해 이들의 스카버러 암초 진입을 막았다.

하지만 이 단체는 지난 15일 선발대 10명이 탄 배 한 척이 중국의 봉쇄망을 뚫고 암초 인근에 도착, 필리핀 어선에 물자를 전달하는 '중대한 성공'을 거뒀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스카버러 암초와 주변 해역의 중국 영유권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 필리핀을 압박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2016년 제한된 수의 필리핀 어민의 스카버러 암초 출입을 선의로 허용했다며 "필리핀이 중국 선의를 남용해 중국 영토 주권과 법 관할 지역을 침해할 경우 우리 권리를 지키고 법에 따라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와 관련된 책임과 후과는 오직 필리핀 측이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도 전날 필리핀 사관학교 졸업식에서 필리핀 영토를 침입하는 자들에 맞설 것이라고 대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우리 영토의 온전성을 존중하지 않는 침입자들에 맞서 우리는 우리의 것을 강력히 수호할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또 한 인터뷰에서 중국 해경의 남중국해 침입 외국인 체포 방침에 대해 "완전히 용납 불가능하다"면서 "언제나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조치든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카버러 암초 인근 진입에 성공한 아틴 이토 연합 선단 선발대 책임자인 마크 피구에라스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현지에 머무는 어민들을 인용, 암초 한 가운데에 쇠파이프들이 설치됐다고 밝혔다.

어민들은 피구에라스에게 파이프들이 지난달 설치됐으며, 그전에는 썰물 때 기준으로 암초로부터 약 50∼100m까지 보트로 접근할 수 있었지만 이제 접근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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