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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평화 시위 지지" 흑인대학 찾은 바이든…등 돌린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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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가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한 반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흑인 명문대 모어하우스대 졸업식을 찾아 "평화적인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흑인의 역사야말로 미국의 역사"라며 흑인 사회 표심잡기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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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모어하우스 대학을 찾아 명예 박사 학위를 받 졸업식에서 축사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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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모어하우스 대학을 찾아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졸업식에서 축사했다.

모어하우스대는 남북전쟁 직후 해방된 흑인 노예 교육을 위해 설립된 흑인 남성 대학으로,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모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젊은 층과 흑인 민심을 동시에 달래기 위한 목적으로 이곳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국가의 기반을 위협하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백인 우월주의를 없애고 조직적인 인종차별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2020년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도 언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졸업생들이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당한 해에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며 흑인 청년이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은 사건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흑인 가족과 공동체에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흑인대학 지원 확대, 학자금 대출 탕감 등 정책 성과를 내세웠다.

이날 연설은 또 반이스라엘 시위가 미국 전역의 대학가로 확산된 뒤 처음으로 이뤄진 캠퍼스 연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은 가슴 아프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특히 "무고한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죽고 고통받는 인도주의의 위기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내가 즉각적인 정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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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모어하우스 대학을 찾아 연설하자 일부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등을 돌리고 앉아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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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평화적인 비폭력 시위를 지지한다"며 "여러분의 목소리는 전해져야 하며 나는 그러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의 이번 전쟁 국면 이스라엘에 대한 입장은 모호하다. 미국 대학가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판하는 반전 시위가 확산한 뒤 지난 7일 유대인 관련 연설에서는 시위에서 반(反)유대주의 구호가 나오는 것과 폭력이 보이는 데 대해 비판한 바 있는데, 이날 연설의 무게 중심은 상반됐다.

이날 일부 모어하우스대 학생들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졸업식에 참석하거나 일부는 연설 내내 등을 돌린 채 앉아 있었다. 졸업식을 중단할 만큼 큰 소란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조지아주에서는 투표를 위해 줄을 선 사람들에게 물을 주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여러분의 투표권에 대한 공격"이라며 공화당의 선거법 개정 시도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이민자들이 우리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과거 파시스트와 같은 발언을 한다"며 "그러나 우리의 피는 모두 같은 색이다. 미국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모어하우스는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꼽히는 조지아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에 위치한 곳이다. 조지아주는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남부에 위치해 있으나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바 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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