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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된 살인범 웃으며 맞이한 伊총리…"빠진 건 레드카펫"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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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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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국내로 송환된 살인범을 귀한 손님처럼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가 비판받고 있다.

제1야당 민주당(PD)의 발테르 베리니 상원의원은 20일(현지시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를 통해 "키코 포르티를 이탈리아로 데려온 건 잘한 일이지만 멜로니 총리가 한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출신인 포르티(65)는 1998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호주 사업가 데일 파이크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2000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24년간 미국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그가 고국에서 남은 형기를 마칠 수 있도록 오래전부터 광범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지난 3월 1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멜로니 총리는 미국 정부와 송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포르티는 지난 18일 이탈리아 군용기를 타고 로마 서남쪽의 프라티카 디 마레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당시 멜로니 총리는 귀국한 그의 두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었는데, 이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자 논란이 일었다.

베리니 상원의원은 이전 정부가 실패했던 송환을 현 정부가 성공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면서도, 멜로니 총리가 범죄자를 마치 영웅 대접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포르티는 극진한 예우 속에 환영받았다"며 "빠진 것은 레드카펫뿐이었다"고 비꼬았다.

현지 일간지 일 파토 쿼티디아노의 칼럼니스트 레오나르도 보타는 "그를 성대하게 맞이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칼럼을 실었다.

보타는 "외교 협상의 결과를 만족스러워한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멜로니 총리가 결정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외교 성과를 과시할 기회로 여겼는지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포르티는 윈드서핑 챔피언 출신으로 TV 프로듀서를 거쳐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는 스페인의 유명 휴양지 이비사섬의 파이크스 호텔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살인 사건에 연루됐다. 피해자 데일 파이크는 파이크스 호텔 창업자 앤서니 파이크의 아들이다.

포르티와 그의 지지자들은 미국 검찰이 증거를 조작했다며 결백을 주장해왔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이탈리아 교도소에서 일정 기간 복역한 뒤 가석방으로 풀려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는 가석방이 허용되는 '상대적 종신형' 제도로,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 종신형'을 채택한 미국과는 다르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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