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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대통령 사망 공식 애도... “손에 피 묻은 사실은 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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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차원 공식 애도

비판 일자 “최악의 인권 침해”

美, 배후설엔 “근거 없어” 일축

조선일보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 2022년 6월 수도 테헤란에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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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20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에 대해 하루 만에 국무부 차원의 공식 성명을 내고 애도를 표했다. 그러나 이란에서 정치범 숙청을 주도하며 ‘테헤란의 도살자’라 불린 라이시에 대한 공식 애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그의 손에 피가 묻었단 사실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라고 했다. 이번 사건의 원인이 미국의 제재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무부는 이날 “헬기 추락 사고로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교부 장관, 다른 정부 대표단 일원이 사망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역시 “이란 대통령 사망에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이는 중국·러시아 등이 국가 수반이나 장관 차원에서 애도 메시지를 낸 것과 대비됐다. 미국과 이란은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공식 외교 관계가 수립돼 있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조문단을 파견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수위 조절에도 불구하고 국무부 브리핑에서는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 애도가 이란 국민의 뺨을 때린 격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자 밀러 대변인은 “라이시는 거의 40년 간 이란 국민을 탄압하는데 가담해왔다”며 “1988년 수천명의 정치범을 살해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등 끔찍한 인권 침해에 연루됐고, 대통령 재임 기간 여성·소녀에 대한 인권 유린 등 최악의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 했다. 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50일 이내에 치러질 이란의 차기 대통령 선거 관련 “이란 국민들에게 그들의 인권과 근본적 자유를 위한 투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일각의 음모론에 대해서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오스틴 장관은 “매우 불행한 헬기 추락에 의한 사망”이라면서도 “미국의 제재가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완전히 근거가 없다. 모든 국가는 장비 안전과 신뢰성을 보장할 책임이 있고, 민간 항공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커비 보좌관 역시 “충돌 사고 발생 배경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하지만 전적으로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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