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심리지수가 5개월 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향후 생활형편이나 가계수입 등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4로 전월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CCSI가 기준치 100 밑으로 떨어진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100보다 낮으면 장기 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소비자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21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한 시민이 빵을 고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항목별로 보면 생활형편전망(92), 가계수입전망(97), 향후경기전망(79)은 전월 대비 2포인트씩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88), 소비지출전망(109), 현재경기판단(67)은 1포인트씩 내려갔다. 소비지출전망을 뺀 나머지 지수 모두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수출이 좋았음에도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면서 소비자심리가 더 악화한 것 같다”며 “환율과 유가가 올랐던 것이 조사에 반영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를 기록,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농·축·수산물(62.0%) △공공요금(48.2%) △석유류 제품(36.3%) 순으로 나타났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4포인트 오른 104를 기록, 6개월 후 상승을 점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과 같은 101로 집계, 1년 후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고금리 부담에도 아파트 매매가의 상승 전환 기대 등이 작용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