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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30m 떨어진 곳서 맥박 측정…무선통신 전자피부, 세계 첫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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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공대 연구팀, 고무·세라믹 입자 혼합한 회로기판 개발
전자피부 적용 시 장거리에서도 인체 신호 송수신 가능
23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게재

머니투데이

국내 연구팀이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여도 무선통신이 가능한 고무·세라믹 소재 회로 기판을 개발했다./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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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장거리에서도 인체 신호를 무선으로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여도 무선통신 성능을 유지하는 고무 재질의 회로 기판을 개발한 건 이번이 세계 최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정예환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유형석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이 형태를 자유자재로 변형해도 무선통신 성능을 유지하는 전자 피부를 개발하는 데 성공,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23일 공개했다고 밝혔다.

전자 피부는 딱딱한 전자소자를 유연하게 만든 것으로, 사람 피부에 부착해 인체의 신호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전자 피부 기술은 각종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 개발의 기반이 되는 기술로, 피부를 넘어 인체 내 장기에도 부착할 수 있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전자 피부 기술의 핵심은 유연성과 무선통신 성능이다. 몸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신호 송·수신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전자 피부를 구성하는 무선 주파수(RF) 소자와 회로도 신축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고주파에서만 작동하는 기존 RF 회로는 물리적 변화에 민감하다. 아주 조금만 늘어나거나 구부러져도 작동 주파수 대역이 바뀌면서 통신이 끊기거나 전력 송·수신 효율이 급격하게 낮아진다는 한계가 있다.

정 교수는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연결을 위해 2.4기가헤르츠(GHz)의 주파수에 맞춰둔 기존 신축성 기기를 30% 정도 늘리면 주파수가 1.7GHz까지 떨어지면서 무선통신에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물리적인 변형이 가해져도 무선통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회로 기판을 개발했다. 신축성을 가진 고무 재질의 기판에 세라믹 나노입자를 혼합해 나노입자가 무리 지어 조립되도록 했다.

이 방법으로 만든 회로 기판은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여도 무선통신 성능을 유지했다. 이 회로 기판을 바탕으로 장거리에서도 무선통신이 가능한 전자 피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한 전자 피부를 실제 팔에 붙여 실험한 결과, 30m 떨어진 거리에서 무선으로 맥박을 측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최대 90m까지 무선통신 성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 피부는 뇌파, 신체 움직임, 피부 온도, 근육 신호 등 몸에서 나오는 인체 신호들을 원거리에서도 무선으로 정확히 측정했다.

연구를 이끈 정 교수는 "신축성 웨어러블 무선통신 기술은 무선 기능이 필요한 다양한 신축성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6G 이동통신 기능을 탑재한 신축성 무선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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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이끈 정예환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오른쪽) ·유형석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왼쪽)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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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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