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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한은, 2024년 성장률 전망치 2.1%→2.5%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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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는 11연속 동결… 3.5% 유지

수출 가파른 성장에 소비 빠른 회복 판단

물가 전망은 2.6% 유지… “성장률 영향 작아”

물가 상승 압력 여전… 금리 인하 후퇴 시사

이창용 “하반기 인하 시점 불확실성 커져”

美연준위원들 “인플레 둔화 시간 걸릴 것”

일각 “첫 금리인하 내년으로 밀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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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수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소비도 예상보다 빨리 회복돼서다.

경기 호조가 물가 상승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하고 통화 긴축기조를 충분히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도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내년으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23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제시했던 2.1%에서 2.5%로 0.4%포인트 올렸다. 내년 전망치는 올해 성장률 상승의 기저효과 등으로 기존 2.3%보다 0.2%포인트 낮춘 2.1%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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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전망치는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1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 1.3%)을 바탕으로 재추산했다. 그 결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종의 호황과 미국의 강한 경기 등에 힘입어 순수출(수출-수입)이 0.3%포인트, 민간소비 등 내수가 0.1%포인트 각각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큰폭으로 늘어난 반면 온화한 겨울 날씨와 반도체 설비투자 지연 등으로 1분기 에너지·반도체 설비 등의 수입이 줄면서 순수출이 이전 전망치보다 증가할 것으로 봤다. 소비 성장 전망도 당초 1.6%에서 1.8%로 상향 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애초 성장률 전망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대외부문에서 4분의 3을 놓쳤다”며 “수출은 좋았고 날씨 탓에 에너지와 반도체 설비의 수입 감소폭은 컸는데, 통관자료가 빨리 들어오지 않는다. 내수도 휴대폰 출시가 앞당겨지고 정부 이전지출이 늘면서 소비에 영향을 줄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2.6% 상승)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 총재는 “성장률 상승이 물가 영향이 크지 않은 순수출 상승에서 상당 부분 기인했고, 정부의 물가정책을 통해 상쇄되는 부분 등을 고려할 때 기존 2.6%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며 “다만 소수점 둘째 자리에선 상당 부분 올랐다. 하반기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3%에서 2.4%로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 같은 경기 호조로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한 만큼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2.3%, 2.4%로 내려가는 추세가 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라면서도 “하반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4월에 비해 훨씬 더 커졌다. 큰 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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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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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금통위에서 이 총재를 뺀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앞으로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여러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목표 수준(2%)에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미 연준 위원들도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했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4월30일∼5월1일 개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1분기 실망스러운 물가 지표와 미 경제의 강한 모멘텀을 보여주는 지표에 주목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2%로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의 시간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여러 위원은 “인플레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 긴축을 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빠르면 7월, 한은은 10월이나 11월 기준금리를 내리고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연준과 금통위 모두 견조한 경제 성장세에 따른 인플레 우려를 드러낸 만큼 일각에서는 피벗이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 그룹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보스턴칼리지 주최 행사에서 “아직 금리 인하에 나서도록 하는 지표를 보지 못했다”며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말했다.

김수미·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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