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책의 향기]인구 위기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이철희 지음/312쪽·2만 원·위즈덤하우스

동아일보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지난해 7월 E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는 2022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수치를 접하자 머리를 움켜잡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면은 한국의 인구 위기 문제를 상징하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되기도 했다. 한국의 인구 문제를 두고 ‘국가적 재앙’ ‘종족 소멸’ 등 무시무시한 표현이 익숙해질 정도지만 저자는 “인구 변화의 미래는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이 책은 한국의 인구 위기 문제를 각종 통계 분석을 통해 분석하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모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인 저자는 서울대에서 20년째 ‘인구와 경제’ 과목을 강의하는 등 국내의 대표적인 인구경제학자다.

책은 한국의 인구가 감소 자체보다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다만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등을 고려할 때 노동인구는 향후 15∼20년간 ‘절벽’보다는 완만하게 감소할 것으로 저자는 전망한다. 이 사이에 한국 경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동인구 대응 정책을 면밀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3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것이다. 미래의 고령층이 현재보다 고학력층이라는 점에서 노동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보는 것. 또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꼽는다. 현재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0% 후반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스웨덴,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해 20∼30%포인트 낮다. 마지막으로 우수 외국 인력의 적극 도입이다. 현재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이 이어지면 임금 우위만으로 외국 인력을 끌어들이기 어려울 수 있기에 임금 외에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심화되는 인구 문제를 풀기 위한 좋은 참고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