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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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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심해진 생리통, 진통제도 안 들어요"…꼭 체크할 질환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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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으로 점검하는 여성 건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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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생리)은 달마다 반복되는 여성의 생리 현상이다. 평균 11~14세에 초경을 시작해 50세 전후까지 40년 내외 동안 이어진다. 그사이 여성은 임신·출산을 하면서 급격한 신체 변화를 겪기도 한다. 월경은 주기와 양, 통증 정도에 따라 여성 건강을 점검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세계 월경의 날(5월 28일)을 맞아 월경 양상으로 점검해 볼 수 있는 여성 건강 문제를 정리했다.

가임기 여성은 자궁 양측에 있는 난소에서 번갈아 가면서 난포들이 집단을 형성하고 성장해 성숙 난포를 만든다. 성숙한 우성 난포가 나팔관 내로 배란되고 수정란이 안정되게 착상할 수 있도록 자궁내막을 준비한다. 그러나 임신이 안 되면 수정란 착상을 위해 준비된 자궁내막이 더는 유지되지 않고 탈락해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데 이것이 생리다. 임신 기간엔 당연히 착상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월경을 하지 않는다.

여성의 일반적인 월경 주기는 21~35일, 기간은 2~6일이다. 월경 주기는 뇌에 있는 시상하부·뇌하수체와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한 상호작용으로 조절된다. 특히 심한 운동이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영양 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무월경이 오래되면 배란이 되지 않아 불임을 초래할 수 있고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골다공증·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2차 성징 없이 13세까지 초경이 없는 경우 ▶2차 성징은 시작됐으나 15세까지 초경이 없는 경우

▶월경을 하던 여성이 3번 이상 월경 주기를 건너뛴 경우 ▶월경을 하던 여성이 6개월 이상 월경을 하지 않는 경우 반드시 산부인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월경량 갑자기 늘면 자궁 질환 위험



월경량이 많아지거나 적어져도 문제일 수 있다. 하루에 사용하는 생리대 개수가 3~5개 정도를 정상 범위로 본다. 가임기 여성에서 갑자기 월경량이 많아진다면 자궁내막용종·자궁샘근증·자궁평활근종·자궁내막증식증 등 자궁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월경량이 갑자기 줄어든다면 나이에 따른 신체 변화나 진통제·스테로이드제 등 약물 복용에 따른 영향, 폐경의 가능성을 점검해 봐야 한다.

통증 양상도 주요 관찰 대상이다. 다른 특별한 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주기적인 통증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골반 장기의 이상 소견이 없는 일차성 월경통으로 월경의 시작과 함께 나타나며 몇 시간 또는 며칠간 지속한다. 나이가 들면서 차츰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특히 출산 후 약 70%에서 좋아지거나 없어진다.

다만 자궁·난소에 문제가 없더라도 생리 기간에 자궁내막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자궁 근육을 수축시킴으로써 근육 조직에 산소 공급이 차단돼 경련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라면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를 2~3일 복용하는 것이 좋다. 기대만큼 통증 완화 효과를 얻지 못한 여성은 복합 경구 피임약이나 자궁 내 장치 치료가 도움될 수 있다.

문제는 자궁·골반의 병이 원인인 이차성 월경통이다. 혹이나 골반염, 자궁근종, 자궁내막증이 대표적이다. ▶20세 이후에 월경통이 발생하거나 최근에 심해진 경우 ▶월경이 시작되기 1~2주 전부터 통증이 있고 끝난 이후에도 지속하는 경우 ▶진통제를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월경과다와 동반해 통증이 발생할 경우 이차성 월경통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도록 한다.



폐경 이행기엔 식이·운동 요법 필수



보통 40세가 넘으면 난소 기능이 상대적으로 저하해 월경 주기가 짧아진다. 폐경이 다가올수록 월경은 더욱 불규칙해져 건너뛰기도 하고 배란이 더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폐경 이행기 기간은 보통 2~8년이다. 여성호르몬은 기초대사량을 높여 비만을 막아주고 혈관을 보호하며 뼈를 단단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시기엔 건강의 방패 격인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이전에 없던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건강관리 계획을 새로이 세워야 한다.

이땐 몸속에서 대부분 지방으로 전환되는 당분 섭취를 줄이고 기초대사율 저하에 따른 근육량 감소를 막고자 단백질 섭취를 늘린다. 지방 분해와 근육량 증가를 위해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며 충분한 수면과 휴식으로 정신적인 여유를 찾는다. 폐경 후엔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의해 적절한 호르몬 요법을 시도한다. 여성의 삶의 질 향상과 골다공증 예방, 폐경 후 살찌는 증상을 예방하는 이점이 있다.

도움말=박소연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최세경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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