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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文 전 사위 '특혜 채용 의혹' 전주지검이 계속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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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방대…서울중앙지검 이첩 어려워"
'尹의 입' 이창수 지검장 발탁 후 '이첩설'
다혜씨, 靑경호원과 6600만원 거래 정황
한국일보

박영진(사법연수원 31기) 신임 전주지검장이 지난 16일 전주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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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검에서 수사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44)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및 자녀 해외 이주 지원 의혹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검찰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주 초 검찰 중간 간부급(차장·부장검사)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 사건을 맡은 전주지검 형사3부 이승학 부장검사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 내부에선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4년째 이어온 수사 대상과 자료 등이 워낙 방대해 이번 인사에서 이 부장검사가 떠나더라도 김현우 부부장검사 이하 현 수사팀이 통째로 중앙지검으로 이동하지 않는 한 새 수사팀이 이 사건을 감당하기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평검사 인사는 내년 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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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30기)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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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 사건 이첩설이 나오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수사에 속도를 내던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최근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되면서다. 실제 전주지검은 지난해 11월 이후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인사혁신처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홍종학 전 중기부 장관과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 전 정부·청와대 인사 라인도 줄줄이 소환했다.

검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법조계 인사는 "당장 수사팀이 바뀌면 수사의 연속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최근 고위 검사 인사에서 '김건희 여사 방탄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또다시 타당한 이유 없이 전직 대통령 관련 수사 주체를 갑자기 바꾸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야당의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며 이첩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대변인을 맡아 '윤 총장의 입'으로 불리던 이창수 지검장에겐 당장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 처리도 풀기 어려운 난제"라며 "그런데 이 사건보다 폭발력이 훨씬 큰 문 전 대통령 사건까지 중앙지검으로 가져오는 건 용산(대통령실)도, 검찰 수뇌부도 부담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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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 특설무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서 헌등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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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취임한 박영진 전주지검장도 내부 회의 등에서 "수사는 계속 전주지검이 맡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도 지난해 5월 9일 전주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 사건 이첩 여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전주지검에서 차분하게 수사를 잘 하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주지검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첩과 관련해 대검과 논의한 바 없다"며 "수사팀장이 바뀔지, 유지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지난 8일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A씨 집을 압수수색했다. 현재 야당 당직자인 A씨는 2018년 6~7월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가족의 태국 이주를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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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4월 16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열린 구례 양정마을-양산 평산마을 자매결연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손뼉을 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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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다혜씨가 2018~2020년 당시 남편 서씨, 아들과 함께 태국에 머물 때 최소 3명 이상의 청와대 직원과 금전 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당시 남편 서씨 월급 외에 공적 자금이 포함됐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경호처 직원 B씨는 다혜씨로부터 한국 돈과 태국 돈(밧화) 등 총 6,600만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태국에서 다혜씨 가족의 경호를 맡았다.

검찰은 다혜씨가 보낸 돈이 주로 국내 B씨 계좌에서 입·출금됐고, 이 중 일부가 2019년 5월 다혜씨가 7억6,000만 원을 주고 서울 영등포구 다세대 주택을 살 때 쓰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주영훈 전 대통령실 경호처장을 불러 경호처 개입 여부 등을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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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오른쪽 세 번째)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네 번째) 등 전국 검사장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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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혜씨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던 제2부속실 출신 전 청와대 춘추관장 유모씨와 김 여사 단골 디자이너 딸인 양모씨와도 돈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국적인 양씨는 2017년부터 5년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요원으로 일했다. 검찰 소환에 불응하자 출국 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한편 검찰은 2018년 3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그해 7월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서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취업한 것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현재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은 각각 뇌물수수·뇌물공여 혐의로 입건됐다.


전주=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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