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케이뱅크 무수익여신과 무수익여신비율/그래픽=최헌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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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3사가 금융당국에 약속한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30%)을 지켰지만 건전성 관리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용금융'을 위해 중·저신용자를 비롯한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면서 이자도 받지 못하는 '깡통대출'이 증가세다.
26일 인터넷전문은행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39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2483억원)와 비교해 58.5% 증가한 규모다. 무수익여신은 차주로부터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도 받지 못해 수입이 전혀 없는 대출을 뜻해 이른바 '깡통대출'로 불린다.
은행별로 카카오뱅크의 올 1분기말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1분기(1243억원)보다 47.6% 증가한 1835억원,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1240억원에서 69.5% 증가한 2102억원을 기록했다. 두 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도 일제히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1년 새 0.42%에서 0.44%로, 케이뱅크는 1.04%에서 1.42%로 늘었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토스뱅크는 지난해 무수익여신이 1년 동안 454억원에서 1321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무수익여신은 통상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재조정·법정관리 등으로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한 대출이다. 금융권에서는 고정이하여신(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보다 악성으로 본다.
특히 기업대출에서 무수익여신비율이 급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분기 기업대출 무수익여신비율이 0%였으나 올 1분기엔 0.38%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도 같은 기간 0.06%에서 1.16%까지 치솟았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에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원리금 상환능력이 떨어진 여파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자업영자의 대출 이자 부담도 계속 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들의 포용금융 확대 기주도 무수익여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금융을 위해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고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려온 게 고금리·고물가 환경과 맞물렸다"며 "기업대출에서 끝내 한계에 다다른 사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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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씬파일러 등의 대출 문턱을 낮추면서 건전성을 관리하고자 대안 신용평가모형(CSS)을 개발해왔다. 카카오뱅크의 '소상공인 업종 특화 CSS'가 대표적이다. '제4인뱅'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는 KCD뱅크·유뱅크·소소뱅크·더존뱅크 등도 소상공인 금융을 신용평가모형 개발로 확대할 방침이이다.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선 소상공인 대출 연체율에 대한 건전성 관리 능력 입증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연체율 상승세에 인터넷은행들의 대손충당금도 불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424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933억원) 대비 1309억원 늘었고 케이뱅크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3050억원으로 같은 기간 949억원 늘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포용금융을 늘릴수록 건전성이 나빠진다는 공식을 깨려면 결국 신용평가모형 고도화가 필수적"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지속 확대할 여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충당금을 충분히 쌓는 등 건전성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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