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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재활용 발사체 개발로 우주강국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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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우주발사체의 저비용화가 필요합니다. 고비용의 우주발사체로는 우주 개발이 어렵고 대한민국이 경쟁력을 갖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뉴스페이스 시대에 한국이 국제 우주발사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저비용화는 필수입니다. "

27일 출범하는 우주항공청의 윤영빈 청장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주발사체 개발의 패러다임이 이미 저비용 발사체로 넘어갔다"며 "이제 새로운 발사체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등 현존하는 국산 우주발사체의 개발 및 발사 비용이 높다는 판단으로 국내 우주발사체 개발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윤 청장은 이미 타 국가들은 우주발사체 저비용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가 우주발사체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고비용의 기존 시장 판을 뒤집었고, 그 뒤 일본 등 우주개발 선진국이 저비용화 전략을 세우고 이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청장은 "일본은 기존 대형 우주발사체인 H2A를 대체하기 위한 H3 우주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부품 수를 최대한 줄여 제작 과정을 단순하게 만들거나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하는 등 일본은 이미 저비용화 단계로 들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H3 우주발사체는 올 2월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우주발사체 저비용화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 현재 진행 중인 우주발사체 사업으로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 등이 있다. 고도화 사업은 약 6874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누리호를 네 차례 반복 발사하는 사업이다. 누리호의 발사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저비용화를 목적으로 두진 않는다.

윤 청장은 누리호를 저비용화하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고비용 발사체가 우주 시장에서 자리 잡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의 누리호는 고비용으로, 제대로 활용하려면 누리호의 저비용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한 발사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저비용화를 위한 방안으로 그가 염두에 두는 것은 우주발사체의 재활용이다. 윤 청장은 "재활용 발사체 기술은 많은 나라들이 개발하는 기술"이라며 "한국도 관련 계획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대표 우주발사체 사업으로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도 있다. 총 약 2조원이 투입되는 이 대규모 사업은 2032년까지 누리호 대비 발사 성능이 대폭 향상된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개발한 우주발사체는 2032년 달 착륙선을 쏘아올리는 데 활용된다. 우주항공청 주도하에 차세대 발사체 사업 계획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청장은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보다 더 강력한 대형 로켓을 개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도 "국가의 큰 사업이기에 단계별로 보완할 필요성이 있고, 차세대 발사체 역시 저비용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차세대 발사체 사업은 재점화, 추력 조절 기술을 개발하는 정도의 재활용 발사체 관련 기초기술 개발계획이 세워져 있다.

윤 청장은 '한국 첫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 이후 명맥이 끊긴 우주인 양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다른 우주 선진국이 지속적으로 우주인을 배출하는 상황에 한국도 우주인 배출이 필요하다"며 "우주인 배출은 국제협력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윤 청장은 우주항공청이 개청함에 따라 우주개발을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기업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 감당하기 쉽지 않은 대형 사업이나 국가적 인프라를 우주항공청이 제공하면서 민간 기업이 클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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