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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시대에도 소프트웨어 기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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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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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운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

2011년 실리콘밸리 벤처투자회사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의 창업자인 마크 앤드리슨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하면서 유명해진 말이다. 그의 예견대로 a16z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에 투자하면서 실리콘밸리의 가장 유명한 벤처캐피털(VC)로 자리 잡는다. a16z는 총운용자산(AUM)이 350억달러(약 47조원)에 달한다. 2009년 창업된 a16z가 투자한 곳은 페이스북(현 메타),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에어비앤비, 트위터, 슬랙, 인스타카트, 리프트, 깃허브까지 이후 실리콘밸리의 가장 유명한 기업들이었다.

a16z의 창립 멤버이자 회사의 운영 총괄을 맡고 있는 스콧 쿠퍼 매니징파트너는 미국 실리콘밸리 샌드힐로드에 위치한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운다는 프레임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인공지능(AI)도 소프트웨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5년간 우리의 투자 이론은 소프트웨어였고 앞으로 20여 년 정도는 그런 생각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바이오테크나 헬스케어, 게임 등에도 확장될 것이며 광범위한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 고객에도 큰 기회"라며 "큰 회사들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AI를 바탕으로 다시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엔터프라이즈 외에 인프라스트럭처 측면에서도 AI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새로운 보안 모델, 새로운 아이덴티티 매니지먼트" 등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가 바이오테크, 헬스케어, 신약 개발 등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픈AI와 같은 큰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데 스타트업이 살아남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쿠퍼 매니징파트너는 "스타트업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서 a16z가 투자한 유럽 기반 AI 스타트업 '미스트랄'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오픈AI의 대안이 되는 오픈소스 모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두 번째로 그는 오픈AI와 달리 특정 분야에 파고드는 버티컬 스타트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모든 기업이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고 방대한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가져올 필요가 없다"면서 "우리가 투자한 헬스케어 분야 기업 중 간호사에게 도움을 주는 AI를 만드는 곳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스타트업은 아주 특수한 환자 기록을 학습하고 환각효과(hallucination)가 없다"면서 "헬스케어 산업에서 환각효과는 기업에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오픈AI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다른 데이터를 사용하고 다른 파인튜닝을 하는 것을 통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쿠퍼 매니징파트너는 스타트업이 작다는 것이 대기업과 경쟁하는 데 유리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큰 기업들은 그 크기 때문에 혁신하기가 어렵다. 주가와 주주를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벤처투자 산업 전체는 스타트업의 기민함(nimbleness)에 베팅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시장이 너무 작아서 이스라엘처럼 한국 스타트업들이 미국으로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한국은 경제 규모가 이스라엘보다 훨씬 크며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국은 큰 기업을 만들 만큼 충분히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 있는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도 기업 고객 측면에서 한국이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도 한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a16z는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마크 앤드리슨부터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히고 지적리더십(Thought Leadership)을 이끄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적극적으로 언론과 인터뷰하고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는 "광범위한 청중과 기업가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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