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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대통령 재선 압승…반러 민심 최고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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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4% 사상 최고 득표율로 압승…7월 집권 2기 취임

친나토 노선 고수…"리투아니아 독립과 자유는 깨지기 쉬운 그릇"

연합뉴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베를린=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김계연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치러진 리투아니아 대선 결선에서 현 대통령이 압승하면서 친서방 정책 노선에 계속 힘이 실리게 됐다.

리투아니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기타나스 나우세다 현 대통령(무소속)이 74.43%를 득표해 24.06%에 그친 잉그리다 시모니테 총리(조국연합)를 제치고 당선됐다.

두 후보는 지난 12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이날 결선을 통해 최종 승자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나우세다 대통령은 연임에 성공해 올해 7월부터 다시 5년 임기의 집권 2기에 들어간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승리 연설에서 "유권자들이 제게 위대한 믿음의 권한을 주셨다"면서 "앞으로 이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도 모든 리투아니아 국민의 복지 목표를 성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투아니아의 독립과 자유는 마치 깨지기 쉬운 그릇과도 같아서 우리는 이를 귀중히 여기고 보호하며 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나우세다 대통령이 앞세운 국방력 강화 공약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대선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경계이자 러시아 인접국인 리투아니아가 자칫 '제2의 우크라이나'로 러시아의 다음 침공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계심 속에 치러졌다.

친서방 노선을 걸어온 나우세다 대통령이 압도적인 지지로 민심을 확인하면서 앞으로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를 견제하는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됐다.

나우세다 대통령의 득표율은 지금까지 치러진 대선 결선 중에서 가장 높다고 현지 언론 LRT는 전했다.

연합뉴스

리투아니아 대선 투표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2019년 대선에서도 시모니테 총리와 결선에서 맞대결한 바 있다. 당시 나우세다 대통령의 득표율은 65.6%였다.

선거 운동에서 둘 다 리투아니아 국내총생산(GDP) 중 국방비 비중을 3% 이상으로 끌어올리자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나우세다 대통령은 사회 정책에서는 동성 결혼 반대 등 보수 성향을 드러내 시모니테 총리와 대조됐다.

리투아니아는 경제 보복 등 중국의 압박 속에서도 대만 지지 입장을 고수했지만 최근 들어 변화 조짐을 보였다. 경제관료 출신인 나우세다 대통령은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달 초 자국 주재 '대만 대표처'를 '타이베이 대표처'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그는 이 조치에 대해 "중국과 외교관계 정상화를 향한 신호"라고 말했다.

리투아니아의 한 정치 평론가는 AFP에 "나우세다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그가 권한을 가진 외교, 안보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RT는 중도좌파 성향 리투아니아사회민주당(LSDP)이 후보를 내지 않고 나우세다 대통령을 밀어준 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LSDP는 오는 10월 총선 결과에 따라 좌파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학자 아이뉴스 라샤스는 대통령과 내각의 냉랭한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국방·외교·안보를 맡는다. 국내 문제에서 권한은 제한적이지만 법안 거부권이 있고 총리와 중앙은행장·판사 등 관료 임명 권한이 있다.

인구 280만명의 리투아니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대 기부국이자 막대한 국방비 지출국으로,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75%를 군사 예산에 쓰고 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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