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대통령 고문 역할을 맡길 수 있다는 논의가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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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에 따르면 이런 논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 CEO가 지난 3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억만장자 투자자 넬슨 펠츠의 해안가 저택에서 만나면서 나왔다. 머스크는 "내가 친구(펠츠) 집에 갔는데 트럼프가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알았다, 괜찮다'고 했다"고 만남의 배경을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들은 계란과 베이컨, 과일을 아침으로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조찬 모임에는 머스크의 아들인 엑스(X)와 트럼프의 18살난 아들 배런도 참석했다. 2세들은 펠츠의 아들인 디젤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이 만남에서 머스크는 펠츠와 함께 투표 사기를 방지하는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에 대해 트럼프에게 설명했다. 또 머스크가 관심을 가진 국경 보안(불법 이민)과 과학기술, 우주 산업 등 여러 경제 정책에 대해 머스크가 '공식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다만 머스크에게 백악관 고문 역할을 맡기는 안이 확정된 건 아니며, 무산될 수도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머스크 측은 이에 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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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저격수…최근엔 여러 차례 통화

2년 전 머스크와 트럼프는 SNS에서 서로를 저격하는 사이였지만, 최근 몇 달 들어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했다. 특히 대선이 가까워지며 둘은 한 달에 여러 차례 전화 통화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대통령 고문 역할을 맡기겠다는 논의를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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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사이가 가까워진 머스크는 자신과 친한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트럼프를 돕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머스크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한 만찬 행사에서 절친한 친구인 펠츠를 비롯해 벤처 투자자 피터 틸, 스티브 므누신 전 재무장관, 루퍼트 머독 뉴스 코퍼레이션 명예회장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트럼프에게 비공개적으로 자금을 댈 방법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민주당 지지자였던 머스크는 이젠 '안티(Anti) 바이든'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지난 2022년 5월 머스크는 SNS에 "과거에는 민주당이 (대체로) 친절한 정당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에 투표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됐기 때문에 더는 그들을 지지할 수 없고 공화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의 배심원단이 2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무죄를 가리기 위한 심리에 들어갔다. 배심원단 심리 첫날인 29일, 트럼프(왼쪽)가 기자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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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는 바이든 정부와 미국 내 진보 진영에 대해 비판했다. 지난 24일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 관해 부정적인 글을 SNS에 올린 것이 올해 들어 4개월여간 약 40회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30회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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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배심원단 심리…유죄 시 최대 4년 징역

한편 트럼프가 성추문 사건을 묻어버리기 위해 전직 배우에게 입막음 조로 돈을 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와 관련한 형사재판의 배심원단이 29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유무죄를 가리기 위한 심리에 들어갔다.

재판을 맡은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에게 이번 사건의 쟁점과 적용 법률 등을 설명한 뒤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비공개 회의장에서 심리를 시작하도록 했다. 심리는 길게는 몇 주까지도 걸릴 수 있으며, 배심원단이 트럼프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려면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 유죄 평결이 나오면 트럼프는 최대 징역 4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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