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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이 반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를 찾아 흑인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해리스 부통령과 필라델피아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행정 기록에 대해 거짓말하고 지지세를 위해 흑인 유권자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시절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쳤을 때 흑인 집단이 누구보다 더 큰 피해를 봤다"며 “그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구성된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흑인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대법원 재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차기 대통령은 몇 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들이 퇴임하면서 (나에게) 교체 기회가 온다면 3명의 진보 대법관을 임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종신직으로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면 청문회를 거쳐 공식 임명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대법원에 최초의 흑인 여성을 임명하겠다고 약속했으며, 그 약속을 지켰다”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구보다 많은 흑인 여성을 연방 법원 자리에 임명했으며 전체적으로 흑인 판사 200명을 임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학자금 대출 탕감 저지, 낙태권 폐지, 대입 소수 인종 우대 철회 등 흑인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보수 의제를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재임 시절 흑인 실업률이 최저를 기록했다고 거짓말하지만 실상은 내 임기 때 벌어진 일”이라며 “트럼프 재임 시절 미국이 얼마나 암울했는지를 다 지우려고 하는데 이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트럼프는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을 뒤집고 수백만 흑인 가정을 위한 의료 보험과 사회 보장을 폐지했던 인물”이라며 “여러분의 표가 있다면 우리는 그를 다시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한 자리에 나서 유세를 하는 일은 그간 흔치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스틴 데이비스 펜실베이니아 부지사와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미 의회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코커스’의 스티븐 호스포드 의장 역시 대동했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이끌었던 흑인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세를 최근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직전 대선에서 흑인 투표의 92%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경합주 7곳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68%로 나타났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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