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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아이유 장윤정도 ‘소름’이라는 이 목소리…AI 음성 학습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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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가수 아이유가 가수 비비의 밤양갱을 부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커버곡이지만 진짜 아이유가 노래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진 =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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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열풍이 콘텐츠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유명한 가수나 배우의 목소리를 복제해 노래에 씌우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AI 커버곡이 인터넷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가운데, 법적·윤리적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튜브에서는 국내·외 AI 가수들이 부른 커버곡이 다량으로 공유되고 있다.

AI 커버곡은 생성형 AI가 특정 가수의 음성 데이터와 가창 스타일을 학습해 똑같이 따라하면서 만들어진다. 3초가량의 목소리 샘플만 있어도 복제할 수 있다. 누리꾼들이 좋아하는 가수와 그 가수가 불러 줬으면 하는 노래를 매칭해 주면 AI 커버곡 창작자들이 제작한 후 게시한다.

아이유 AI와 박명수 AI가 부른 비비의 밤양갱, 백예린 AI가 부른 뉴진스의 슈퍼샤이, 임재범 AI가 부른 박재정의 헤어지자 말해요, 임재범 AI가 부른 뉴진스의 하입보이, 황정민 AI가 부른 아이브의 키치 등이 유튜브에서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연예인들은 AI 커버곡이 엔터테인먼트산업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사례라고 판단했다. 장윤정은 “(들어보니) 소름 돋는다”며 “이러면 가수가 왜 레코딩을 하겠냐”라고 비판했다. 박명수도 “어쩌면 그렇게 똑같냐”며 “우리 연예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당혹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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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윤정이 유튜브 채널에서 AI 커버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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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가수 커버곡은 대부분 당사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 생성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성명·초상·음성 등 개인의 인격표지 자체에 가치를 부여해 상업적 이용을 허락하는 독점적 권리인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을 위반하는 행위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격표지영리권 침해를 경험한 연예인 기획사의 절반 이상이 침해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답변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사례가 아니다.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자신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변호인을 대동해 반발했다. 앞서 오픈AI는 챗GPT를 통해 새로운 음성 서비스를 공개한 바 있다. 그 중 하나인 스카이의 음성이 요한슨과 흡사해 논란이 일었다. 오픈AI는 음성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요한슨은 “지난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곧 출시될 AI 음성을 담당해 달라고 제안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며 “(이후 선보인) 챗GPT 음성이 내 목소리와 섬뜩할 정도로 비슷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법무부는 인격표지영리권을 명문화하는 민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는 인공지능법안 제27조에 고지 및 표시 조항을 넣어 생성형 AI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할 방침이다. 기술의 활용이 누군가의 정당할 권리를 훼손하지 않도록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이미 AI를 저작권자로 등록하거나 AI을 활용한 생성물을 저작물로 등록하는 것을 금지했다”며 “유사한 법이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되면 연예인·인플루언서의 퍼블리시티권을 무단 사용할 시 의도하지 않은 장난일지라도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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