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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러시아-중앙아시아 관계 비난한 젤렌스키에 카자흐스탄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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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의 중앙亞 언론사 인터뷰 내용이 갈등 발단

카자흐, 중립 강조…"우린 우크라·러시아 모두 중요"

아시아투데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1차 샹그릴라 대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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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 1990년대 초반까지 소비에트연합(소련)의 일원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두고 미묘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감정싸움의 발단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언론들과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경제지원 확대 등을 약속하며 옛 소련권 국가 달래기에 나선 것에 대해 다소 거친 언사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 카자흐스탄을 자극한 것이다.

이와 관련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5개국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세간의 예상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해온 카자흐스탄은 중립외교를 표방하며 러시아와 선을 그었고 우즈베키스탄과 키르키스스탄 등도 대러 관계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떤 국가도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와 전략적 동맹을 맺을 수 없다고 믿고 있다"며 "러시아는 당신들(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보다 크고 경제·군사적으로도 더 강하기에 언제든 독립성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젤렌스키는 러시아 비판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카자흐스탄 등 3개국이 아무리 경제협력 등을 확대하더라도 크렘린의 정책과 러시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현재 그와 우크라이나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으로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자흐스탄도 젤렌스키 인터뷰 내용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아이벡 스마지야로프 카자흐스탄 외교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해당 인터뷰는 당국 공식외교채널에 통보없이 키이우가 단독으로 진행한 사항"이라며 "인터뷰는 합리적이기보단 감정적이었다. 우크라이나 언론을 통해 카자흐스탄 시민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더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논평했다.

마울렌 아쉼바예프 카자흐스탄 상원의장도 반박에 나섰다. 그는 "우리 외교부와 의회는 끊임없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왔다"며 "카자흐스탄 정부는 러시아가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내 준국가 조직(돈바스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리 입장에 모호함이 어디에 있나"라고 항변했다.

또한 카자흐스탄은 오는 15~16일 스위스에서 개최될 예정인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서도 '참석은 하되' 러시아와의 관계도 중요하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스마지야로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참석 여부와 정부 입장을 묻는 언론 질의에 "카자흐스탄은 모든 국제분쟁에서 유엔 헌장의 원칙을 준수할 것"이라며 "이번 평화회의 일정에서 카자흐스탄은 기존 공식 입장에 입각해 모든 문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지야로프 대변인은 "카자흐스탄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와도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인도주의적 관계를 긴밀히 유지해왔다"며 "우리는 항상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수호하고 유엔 헌장의 원칙을 준수한다는 입장에서 이야기해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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