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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푸틴 “한국에 대단히 감사, 한러 관계 회복 준비”…깜짝 발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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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 = 크렘린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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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등을 계기로 한러 관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한러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지정학적 여건 속에서 한러관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개막을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는 한국 정부와 함께 일할 때 어떠한 러시아 혐오적(Russophobic) 태도도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분쟁 지역에 어떠한 무기 공급도 없다. 우리는 이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낼 무기를 구하려고 접근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한국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은 것은 처음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022년 10월 발다이클럽 연설에서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우리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한러 관계가 악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한반도 전체와 관련해 양국 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면서 “불행히도 현재 무역과 경제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지난 수십년간 달성한 관계 수준을 부분적으로라도 유지해 미래에 회복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냉각된 한러관계가 러시아의 결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며 그 책임을 한국에 돌리기도 했다.

그는 “불행히도 한국이 우리의 협력의 여러 분야에서 특정 문제들을 만들어 유감”이라고 언급하며, 우리는 한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지만 이는 우리가 아닌 한국 지도부의 선택이라고 공을 한국쪽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우리 쪽에서는 채널이 열려 있고 협력을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한국은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둘러싼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양국 관계는 냉각돼 왔다.

한미일-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최근 한국인 선교사가 간첩 혐의로 구금되고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한국 공연이 취소되는 등 양국 불화가 표출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질의답변을 통해 북한과 관련, “우리는 다른 누군가가 좋아하든 말든 우리의 이웃인 북한과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북러 밀착 입장을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한 뒤 북러 밀착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답방 차원에서 푸틴 대통령의 답방도 추진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이 미국 등과 협상할 의지를 반복해서 보여줬다”며 “북한은 미국과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데 합의하고 핵실험장도 해체했지만 미국이 합의를 먼저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이 그 대가로 무엇을 얻었는가. 미국은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위반했고 북한도 협정에서 탈퇴했다”며 북한을 두둔하는 동시에 미국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위협을 받으면 대응한다. 위협이 없었다면 핵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들은 끊임없이 위협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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