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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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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중심부 난민촌 폭격···하루새 100명 넘게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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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국 ‘휴전협상 불씨’ 살리려 안간힘 와중

가자 최남단 라파 공격 이어 중부까지 재공격

현지 구호단체 “미치광이 수준의 폭격”

‘하마스 테러기지’라며 유엔 학교 폭격도

경향신문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중부 부레이 난민촌 공습으로 다친 소녀가 인근 알아크사 병원으로 이송돼 동생과 함께 치료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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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이어 중부에서도 대규모 군사작전을 시작, 피란민들이 밀집한 난민촌에 연일 폭격을 가하면서 하루 새 100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란민 대피소로 사용되던 유엔 학교도 공격을 받아 사상자가 속출했다.

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전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심부 데이르 알발라 인근에 있는 부레이 난민촌 등에 공습을 가하며 하루 새 10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이번주 초부터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급증하며 많은 피란민들이 난민촌을 떠나기 위해 채비하고 있는 와중에 이뤄졌다.

전날 국경없는의사회 등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24시간 동안 최소 70구의 시신과 300명 이상의 부상자가 인근 알아크사 병원에 도착하는 등 “미치광이 수준의 폭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사상자 다수가 여성과 아동 등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부레이 난민촌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살던 땅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이듬해 가자지구에 세워진 8개 난민촌 가운데 가장 작은 곳이다. 불과 0.5㎢ 크기에 전쟁 전 4만6000명이 거주할 정도로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올해 초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피란민들이 대거 빠져나갔던 부레이, 누세라이트, 마가지 등 중부 일대 난민촌들은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6일 피란민 140만명 이상이 밀집한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을 시작하면서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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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부레이 난민촌 공습으로 다친 아기가 인근 알아크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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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누세라이트 난민촌도 공격을 받았다. 6일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 난민촌 내 알사르디 학교가 밤새 공격을 받아 최소 39명이 사망하고 수십여명이 다쳤다. 이 학교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해온 곳으로, 피란민 대피소로 사용돼 왔다.

해당 지역 CNN 통신원에 따르면, 미사일 3발 이상이 학교 3층 건물에 명중했으며 학교와 안마당, 주변 지역에는 약 2만여명의 피란민이 머물고 있었다.

알아크사 병원 측은 환자들이 여전히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어 사상자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알아크사 병원은 중부 지역에서 계속되는 공격으로 수용 능력의 3배를 초과하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 전투기가 UNRWA가 운영하는 학교를 폭격했다고 인정했다. 이스라엘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글에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학교 주변 민간인 대피소를 이용해 우리 군에 대한 테러를 계획해 왔다”며 “이번 공격으로 우리 군을 공격하려는 테러리스트들이 제거됐으며, 군은 관련되지 않은 이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많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희생자들이 민간인이라며 이스라엘군이 “자신들이 저지른 잔혹한 범죄를 정당화하기 위해 허위 조작된 이야기로 언론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날 이스라엘군은 중부 데이르 알발라와 부레이 난민촌 일대에서 작전을 시작했다고 알리며 “이번 작전은 테러리스트 군부대와 무기 저장고, 지하 기반시설 등 테러 목표물에 대한 일련의 공습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재차 성명을 통해 데이르 알발라와 부레이 동부 지역에 대한 작전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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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중심부 공습이 시작되자 부레이 난민촌에 머물고 있던 피란민들이 짐 없이 다시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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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공격은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들이 교착 상태에 빠진 휴전 협상을 되살리기 위해 카타르 도하와 이집트 카이로에서 만난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 정부는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도하에,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을 카이로에 파견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종전과 가자지구 재건 단계까지 포함한 새로운 ‘3단계 휴전안’을 발표하며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휴전안이 “이스라엘의 제안”이라고 밝혔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제거 없이 전쟁을 영구적으로 끝내는 어떤 거래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딴소리’를 하며 협상이 다시 난관을 겪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이로와 도하에서 열리는 중재국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휴전안,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으로 폐쇄된 라파 국경검문소 재개방 문제, 가자지구 전후 구상 등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 대표단도 휴전안을 논의하기 위해 금주 중 카이로로 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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