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앞 민감 정책 ‘신중모드’
불법체류 배우자에 임시 합법 신분
진보·라틴계 ‘국경 빗장’ 반발에 유화책
75만∼80만명 혜택… 긍정 효과 기대
트럼프는 낙태문제 언급 자제 주력
기독교단체 행사 연설서 원론 입장
이슈 부각 땐 진보 결집 악재 판단
CNN, 뉴욕타임스(NYT)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시민권자 입국서류가 없는 배우자를 대상으로 이른바 ‘임시 체류 신분 부여’(PIP) 정책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왼쪽),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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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남부 국경을 넘어 불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한 사람들의 미국 망명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행정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보수층 및 중도층을 의식한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진보 진영은 물론이고 라틴계(히스패닉)에서 큰 반발이 일었다.
NYT는 “서류 미비 이민자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 단체와 라틴계 유권자 및 진보 지지층 사이에서 앞선 행정명령이 불러온 격렬한 저항을 해결하고 지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PIP는 과거 군인 가족 등을 대상으로 시행됐던 정책으로, 비자 만료나 불법 입국 등으로 적법한 입국서류가 없는 불법 체류자에게 일정 기간 합법적 체류 신분을 부여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CNN은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75만~80만명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되며 이 대부분은 라틴계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 조치를 시행하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이후 가장 큰 불법 체류자 구제 조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의 핵심 정책 이슈 중 하나인 낙태 문제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하며 신중을 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주요 기독교 단체가 연합해 만든 댄버리연구소의 생명과 자유 포럼에서 동영상 연설을 통해 “우리는 종교의 자유, 언론의 자유, 무고한 생명,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로 만든 전통과 유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이 보도했다.
댄버리연구소는 근친상간 및 강간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낙태에 반대하고, 낙태를 유아 살해로 부르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에서 낙태 관련 발언을 할 것이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분 정도의 화상 연설에서 ‘낙태’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이 2022년 6월 폐기된 이후, 낙태권 이슈가 진보 진영을 결집시키면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낙태 문제에 대해서는 ‘각 주가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정책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초 ‘임신 15주 이후 낙태 전국적 금지’에 대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공약화하지는 않는 등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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