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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일상이 다 멈췄다…70대 호흡곤란에 택배, 음식 배달도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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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미작동…조치한 뒤 구급차량에 옮기는데 까지 4분 이상 소요

호흡곤란 겪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 실시하는 골든타임 4분 내외

세계일보

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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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층짜리 아파트단지 엘리베이터의 운행이 전면 중단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2일 인천시 중구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중구 항동7가 아파트 8개 동의 엘리베이터 24대 전체가 지난 5일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1990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최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승강기 정밀안전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이 나오면서 승강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안전공단은 2021년 정밀안전검사 때 손가락 끼임 방지 장치 등 8대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조건으로 승강기 사용을 허가했으나 아파트 입주자대표회는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안전공단은 올해 1월 검사 때도 "4개월 안에 안전부품을 설치하라"고 경고했으나 이행되지 않자 결국 운행 불합격 통보를 했다.

최근 입주자대표회는 뒤늦게 돈을 모아 엘리베이터 업체와 승강기 부품 공사 계약을 맺었으나 부품 수급이 늦어지면서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승강기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이 아파트 608세대의 주민들은 계단으로 생필품을 나르는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일부 고령층 거주자는 외출도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와 음식 배달 주문이 끊겼고, 외출 시마다 계단을 사용해야 하므로 한번에 이동하지 못하는 사례가 줄잇고 있다.

아파트 13층에 살던 70대 노인이 이날 오전 6시34분쯤 호흡곤란을 일으켰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인력 6명을 투입했지만,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아 출동 후 4분이 지나서야 그와 접촉해 구급차량에 옮겨올 수 있었다.

지난 7일 오전 5시31분쯤에도 해당 맨션 3단지 아파트 4층에서 80대 노인이 정신 혼미 및 의식저하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에 소방이 출동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아 그를 마주해 조치하고 그를 구급차량에 옮기는 데까지 4분 이상이 소요됐다.

소방에 따르면 호흡곤란을 겪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 실시하는 골든타임은 4분 내외다. 자칫 승강기 미작동으로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커진다.

인천시 중구는 엘리베이터 부품 공사에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 주민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이 아파트와 같이 운행 불합격 판정을 받은 승강기는 전국적으로 407대(4월 기준)에 달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관계자는 "현재 승강기 부품 제조업체와 설치업체를 접촉해 최대한 부품 공사를 앞당기도록 조율하고 있다"며 "조속히 승강기 운행을 재개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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