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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나토, 러 보란듯 유럽 핵능력 공언…이례적 ‘구두억제’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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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유럽 안전보장·평화유지의 궁극적 수단”

푸틴 핵위협·유럽 침공설 속 이례적 ‘구두억제’ 개시



헤럴드경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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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러시아 위협의 체감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유럽 내 공공연한 비밀이던 핵무기 역량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핵무기는 나토의 “궁극적 안전 보장”이며 평화를 유지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네덜란드가 이달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최초의 F-35 전투기 도입을 선언했고 미국이 유럽에 있는 그들의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있다고 전하며 나토의 개선되는 핵무기 능력을 부각했다.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 호전적으로 변해가는 러시아를 억제하기 위해 계획한 구두 경고로 관측된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 내에 배치된 핵무기의 존재와 위력을 확인하는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유럽 여러 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점은 시인 없이도 그간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나토가 이러한 무기를 공개석상에서 고의로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나토의 유럽 동맹국 사이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몇 년 내에 유럽의 다른 국가에 침공을 시도할 것이라는 안보 위협설이 돌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제국주의 기질을 둘러싼 이런 의혹을 일축하지만 러시아와 접경한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전 이후 안보 불안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나토와의 대리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대국면마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며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때면 푸틴 대통령 입에서 직접 핵 위협이 나오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하자 서방에 ‘오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는 지난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 기자회견에서 “우리 핵 정책을 보라"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서방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러시아의 이 같은 행보에 직접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몇 달 동안 우리가 본 것은 핵과 관련한 러시아 측의 위험한 레토릭”이라며 “우리는 러시아가 훈련, 핵 훈련을 더 많이 하는 것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날 나토 국방장관 회의를 앞두고도 전술핵무기 훈련 2단계 훈련 사실을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2일 레닌그라드 군관구 미사일 부대와 해군이 참여한 가운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탄도미사일 시스템을 위한 특수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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