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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엇갈리는 금리인하 전망…연준, 연내 금리인하 ‘한 차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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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연 기자회견 도중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이후 7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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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연내 정책금리 인하 전망을 1차례로 축소했다.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는 판단을 유지했는데, 시장에서는 9월 금리인하 기대감과 동시에 통화긴축 기조가 쉽사리 완화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엇갈린다.



연준은 12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현 수준(연 5.25~5.5%)으로 동결했다. 동시에 연방공개시장위 위원들이 전망하는 올해 말 정책금리 수준(점도표)을 5.1%(중간값 기준)로 제시해 올해 1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위원 19명 중 4명은 연내 금리동결을 전망했고, 7명은 1차례 인하, 8명은 2차례 인하를 내다봤다. ‘연내 3차례 금리인하’를 시사한 지난 3월 전망(중간값 4.6%)보다 통화긴축 기조가 더 강화된 셈이다.



다만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2% 인플레이션 목표에 추가적인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회의 직전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3.1%)이 전달보다 낮아진 점을 거론한 것인데, 이는 지난달 성명에서 “추가 진전이 부족하다”고 밝힌 것과 대비된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둔화 시에는 반응할 준비가 되어있다”고도 했다.



연준이 여전히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SEP)에서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의 연말 전망치를 2.6%로 3개월 전보다 외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큰 폭 하락한 기저효과로, 올 하반기 둔화 흐름이 더딜 것이란 판단에서다. 고용시장과 경기 호황, 높은 주거비 부담 등 물가를 자극할 요인이 상존한다는 판단도 여전하다. 파월 의장은 “5월 소비자물가가 고무적이나 지금 당장 금리인하 필요성을 나타낼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연준 발표 이후 미국 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의 ‘9월 금리인하’ 전망(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은 56.7%로 하루 전(46.8%)보다 껑충 뛰었다. 뉴욕 증시는 상승하고 달러 가치와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 횟수는 줄었지만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인됐다는 투자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연준 발표 뒤 금리와 달러 약세는 상당 부분 되돌려지고 주가 상승폭도 일부 축소됐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점도표에 반영됐으나 물가가 서서히 하락하거나 고용 시장이 급격히 악화하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연내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시장보다 매파적인 평가를 내놨다. 박종우 부총재보는 13일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를 위해서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에 대한 추가 확신이 필요하며 그 속도도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고 평가하면서, 연준이 앞으로 발표되는 주요 지표들을 좀 더 지켜볼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와 금리에 대한 연준과 한은의 인식은 엇비슷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창립 기념사에서 “완화 기조로의 섣부른 선회”를 경계하면서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천천히 서두름’의 원칙을 되새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은 “한은이 서둘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이유가 많지 않다”면서 “미국이 인하에 나선다는 가정 아래 한은도 올해 4분기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하나, 물가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다면 올해 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전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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