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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美 유권자를 만나다]②공화 지지층 “트럼프 유죄 평결, 법치 무너뜨린 역겨운 정치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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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앞 親민주-親공화-무당파 9명 인터뷰]

〈2〉 트럼프 지지자 3인

“지도자가 자국 1순위 삼는건 너무나 당연

차기 대통령 최우선 과제, 국경-안보 강화”

“바이든은 무능한 꼭두각시- 국가 파괴자

지난 4년간 기름값 치솟고 일자리 사라져”

전 세계 곳곳에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 ‘2024 슈퍼선거의 해’의 최대 행사인 11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약 넉 달 반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지지율만 봐서는 3억3000만 명의 미국인이 왜 고령, 사법 리스크 등에 동시에 직면한 두 사람을 지지하는지, 왜 지지하지 않는지 등을 명확히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에 동아일보는 지지 정당, 성별, 나이, 인종, 직업, 거주지역이 다양한 미 일반 유권자 9명을 최근 약 한 달 간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지면의 한계로 다 싣지 못한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지지 후보별로 3회에 걸쳐 온라인 기사로 상세하게 전달한다. 유권자별 ①~⑧ 공통질문 가운데 답을 듣지 못한 질문은 제외했다.

두 번째 순서로는 트럼프의 유세를 ‘맨 앞줄’에서 지키는 팬클럽 ‘프론트 로우 조스’의 공동대표 샤론 앤더슨(68·여), 보수성향 정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존 실크(54·남), 공화당 지지 비영리단체 ‘더 아메리카 프로젝트’의 설립자 패트릭 번(62·남) 등 공화당 지지자 세 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시리즈 안내〉
美 유권자를 만나다 <1> 바이든 지지자 3인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40614/125439739/1

美 유권자를 만나다 <2> 트럼프 지지자 3인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40614/125439752/1

美 유권자를 만나다 <3> 바이든-트럼프 거부하는 3인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40614/125439761/1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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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지지자들은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는 ‘안보’, 특히 국경 강화를 꼽았다. 불법 이민을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실제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주요 슬로건인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서도 절대적인 신뢰를 보였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바이든 행정부가 달러를 너무 많이 찍어냈다는 데에 큰 우려가 나타났다. 한편 지난달 30일 트럼프가 뉴욕주 법원에서 ‘성추문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34개 혐의 모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샤론 앤더슨(68·여) 씨

앤더슨 씨는 자녀 5명과 손주 7명을 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은퇴한 교직원으로 스스로를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중산층으로 표현한다. 차에 캠핑용 침대를 싣고 다니면서 ‘프론트 로우 조스’ 회원들과 따라다닌 트럼프 집회가 50회를 훌쩍 넘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대의원으로 뽑혔다.

동아일보

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 “트럼프는 억만장자고 원하는 걸 다 가진 사람인데도 국가의 미래를 위한 싸움에 뛰어들었다. 트럼프는 나라를 바꿀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참석한 집회 중 제일 재미있었던 것을 하나만 고를 수가 없다. 했던 말을 또 해도 흥미진진하고 들뜬다.”

② 바이든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은 국가의 파괴자이며, 사람들과 공감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다. 모든 국가지도자는 자기 나라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바이든은 남의 나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트럼프와 바이든은 1000% 다른 사람이다. 트럼프 집회에는 수만 명이 몰려들지만, 바이든 연설엔 20명 모으기도 힘들 것이다.”

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국경 보안과 국방력 강화다. 특히 국경 개방은 우리의 안전과 삶을 위협한다. 물론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지만, 누가 이 나라로 들어오는지는 알아야 한다. 불법 이민자가 몰려드는 현 상황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던 다른 이민자들에게 너무 불공정하고 모욕적이다. ”

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4년 전보다 무너졌다.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식료품부터 임금까지 모든 물가가 영향을 받았다. 바이든은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지 못했다. 지금 생겨나는 것은 코로나 때 사라졌던 일자리들이 다시 생겨난 것뿐이다.”

⑦ 트럼프의 유죄평결에 대한 평가 = “놀랍진 않았다. 뉴욕주 법원의 배심원단이니 전부 민주당 성향으로 구성됐을 것이고, 양측 근거를 충분히 보지도 못했을 테니까. 사법 절차 전체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평결이 얼마나 타당했는지도 판단할 수 없다. 아마 항소심에서 뒤집힐 것이다.”

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 대선에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민주당에 기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들을 국민이 아니라 조종 대상으로서 여긴다. 반면 트럼프는 인종이나 성별, 경제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를 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고 한다.”

존 실크(54) 씨

보수 언론단체를 표방하는 ‘써틴 폭스(ThirteenFox)’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8년 동안 미 육군에서 복무한 베테랑이자 기독교인이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태생이며 현재 아내, 아들(사진)과 테네시주 동부의 산자락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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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 “내가 트럼프에게 매력을 느낀 이유는, 그가 (선명한 보수주의자였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만큼이나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늘 작은 정부, 강력한 국방력, 책임과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

② 바이든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은 대통령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는 바지사장(figurehead)에 불과하다. 그는 실수를 연발하고 무능하며 신뢰할 수 없는 바보다. 우리는 실제로 이 나라를 이끄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최우선 과제는 전 세계에서 미국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군대를 강화하고 국경을 폐쇄해야 한다. 현재의 군대는 ‘정치적 올바름’ 때문에 약해졌다. 군대는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성별 연구나 사회 개혁 프로그램을 적용할 대상이 아니다.

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현재 미 경제는 4년 전보다 매우 나빠졌다. 화석연료 생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국은 더 이상 에너지 독립 국가가 아니다. 정부지출은 통제 불능 상태인데도 정부가 점점 더 많은 돈을 빌리고 찍어내면서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다. 식료품에서 200달러나 써도 물건 몇 개도 사지 못하는 시대다.”

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미국은 항상 이스라엘을 지원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유일한 대표적 민주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스라엘에게는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권리가 있다. 민간인 희생자를 발생시키긴 하지만 이 전쟁은 정당하다.”

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과 달리 매우 부패한 국가다. 그들은 우리에게 수십억 달러를 가로채고 있다. 우리나라에 노숙자로 전락한 참전용사가 없어질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의 돈이 지원되지 않기를 바란다.”

⑦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가 받은 유죄 평결은 법과 원칙이 아닌 정치적 요인에 의해 내려졌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정권에서 유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 성향이다.”

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우리의 표를 결정하는 것은 인종이 아니라 경험과 소신이다. 나는 백인이지만 어렸을 땐 가난한 동네에서 흑인 친구들과 자랐고 군에서도 다양한 인종과 함께 생활했다.”

패트릭 번(62) 씨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아일랜드계 미국인. 사업가 출신이며 과거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했다. 현재 ‘더아메리카프로젝트’라는 보수 성향 비영리단체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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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 “트럼프를 뽑아야 미국이 공산주의자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나는 2020년 대선은 조작됐다고 100% 확신한다. 나는 트럼프라는 개인을 지지한다기보다는, 부패한 선거를 부정하고 선거제도를 투명하게 만들려는 사람이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자유주의자다. 나를 음모론자로 몰아가는 미국 언론이야말로 선거를 부정하는 세력이다.”

② 바이든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미국은 70년간 세계에 선거 등 민주제도를 전파했지만 이제 우리 선거에는 투명성이 하나도 없다. 신뢰도도 바닥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 제도 개혁이다.”

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바이든은 화폐를 찍어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든다. 물가 상승률이 많이 낮아졌지만 그건 미국이 기축통화 지위를 이용해 우리의 인플레이션을 다른 국가에 전가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바이든 행정부는 ‘전쟁 중인 미국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다’는 근거 없는 통념을 쉽사리 믿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겼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 유죄 평결은 완전히 틀렸다. 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치하, 바나나 공화국(제3 세계를 비하하는 말)’ 등에서나 일어날 일이다. ‘캥거루(불합리한) 법원’의 ‘캥거루 판사’가 내린 ‘캥거루 판결’로 미 법치주의 전통에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트럼프가 유죄 평결을 받은 행위는 그의 집권 전에 벌어진 경범죄에 불과하다. 현직 대통령과 맞붙을 사람에게 선거를 앞두고 이런 짓을 하는 것은 매우 역겹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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