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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은행 대출 문턱 높아진다"…하반기 ‘2단계 스트레스 DSR’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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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부터 예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자의 은행권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진다. 올해 2월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확대되면서다. 적용 대상엔 은행권 신용대출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주담대도 포함될 예정이다. 시장에선 한층 강화된 DSR 규제가 다시 들썩이는 가계 대출 증가세에 압박 요인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중앙일보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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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은행권은 신규 가계 주담대와 신용대출의 한도를 ‘2단계 스트레스(가산) DSR’에 맞춰 산출할 예정이다. DSR은 차주(대출자)의 모든 금융부채(원리금)를 연 소득으로 나눈 지표다. 신규 차주는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빚을 낼 수 있다. 여기에 지난 2월부터 '스트레스(가산) DSR 금리'가 추가된 것이다. 소득에서 빚을 갚을 능력은 물론, 금리변동 위험(리스크)까지 반영해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더 깐깐하게 평가한다는 의미다.

이때 스트레스 금리는 5년간 최고 금리에서 현재 금리를 뺀 값으로, 하한(1.5%)과 상한(3%)을 넘지 않도록 했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규제를 강화한 점도 특징이다. 변동금리형 주담대 기준으로 시행 1단계(2월 26일~6월 30일)에서 25%였던 스트레스 금리 적용 비율은 2단계가 시행되는 하반기엔 50%로 잣대가 올라간다. 또 1단계에서 은행권 주담대에만 적용했다면 2단계에선 은행권 신용대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주담대까지 포함한다. 이에 따라 실제 금융 소비자가 체감하는 한도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

중앙일보

김주원 기자



한 시중은행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 결과에 따르면 7월 이후 2단계 스트레스 DSR 체계에서 연봉 5000만원인 A씨가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 다른 대출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1단계 때보다 대출 한도가 2000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1단계 DSR에선 4.38%(은행 금리 4%+스트레스 가산 금리 0.38%포인트)의 금리를 적용하고 DSR 40%를 채우면, 최대 3억77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실행 대출금리가 기존 4%로 변함이 없더라도 0.75%포인트(변동금리형 주담대 기준 가산금리1.5%의 50% 적용)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계산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A씨는 1단계(3억7700만원)보다 2000만원 한도가 준 3억57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내년 1월 1일 이후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시작되면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진다. 스트레스 금리 적용 비율이 100%에 이르는 데다 적용 범위가 모든 가계 대출로 넓어지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박경민 기자



이처럼 하반기로 갈수록 은행권과 당국의 가계 대출 억제 정도가 높아지면 금융 소비자 입장에선 변동금리가 아닌 주기형(5년 주기 금리 변동)이나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금리를 택하는 게 확실히 유리하다는 게 은행권의 조언이다. 스트레스 금리의 영향을 덜 받아 대출 한도 축소 정도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한편 주택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가계 대출 잔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705조3759억원으로 지난달 말(703조2308억원)과 비교해 보름 만에 2조1451억원 불어났다. 주택 거래량이 늘며 주담대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스트레스 DSR 규제가 어느 정도 가계 대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DSR 예외 적용이 되는 대출이 감소하지 않으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트레스 DSR 1단계 영향과 2단계 시행에 따른 예상 효과를 살펴보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2단계 시행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아미 기자 lee.ah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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