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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한국 모든 것 잃을 수도"…중국이 태양광에 사활 건 이유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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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를 부탁해]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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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빅테크 기업들이 태양광에 열광하는 이유
- 탄소 장벽 세우기 시작한 중국, 미국, EU
- 한국의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은 8%
- 다른 어떤 발전 단가보다 싼 태양광
- 기후위기 속 새로운 경제성장의 기회


전 세계 태양광 신규 설비, 태양광 발전소. 우리 눈에 보이는 거 있지 않습니까? 패널로 된 거. 전 세계 설치량의 대부분이 중국 땅에 설치가 됐고 그 규모가 217GW예요. 그런데 217GW가 어느 정도냐? 우리나라에 현재 누적된 태양광 설치량이 24GW니까(2015년~2020년) 이게 어마어마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회사들이 있지 않겠어요? 80~90% 정도가 중국 땅에 있는 중국 회사들이에요. 그러니까 압도적으로 생산량도 많고 설치량도 많고 최근에는 기술도 좋아졌어요. 중국 내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가장 효율적이고 힘센 기업들이 싸게 전기를, 재생에너지를 공급받아서 태양광 셀을 만드는 거예요. 그러니 중국은 아주 완벽한 시스템이 구축이 다 돼 있어 이제 유럽과 미국은 너무 중국이 버거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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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아티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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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력 공급의 32%. 중국은 2023년 대비, 32%가 재생에너지에서 나오고 있어요. 이미 중국이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고요. 중국은 물론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소가 많기는 하지만 이것이 시장에서 돈이 된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러니까 이미 경쟁력을 급격하게 키우고 키우는 거죠. 명분은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후 위기 상황이 심각하니까.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없이는 이제 경쟁력이 없다, 산업에. 그중에 '가장 큰 역할을 특히 향후 미래에 할 것은 이제 태양광이다'라고 하니까 중국에서는 그걸 알고 여건도 좋겠다, 태양광, 풍력 하기에. 중국 국토 자체가 그냥 엄청난 테스트베드가 되는 거예요. 중국은 사실은 뭐 재생에너지로 올인한다 이런 생각들이 정책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거죠.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 2020년 9월/10월
"2030년 이전에 탄소 배출을 정점으로 하고 2060년 이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산업과 에너지 구조조정을 추진해 신재생 에너지 분야를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사막 지역에 대규모 풍력과 태양광 발전 사업 기획과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상황은 굉장히 심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8%대인데 OECD 38개국 평균이 34%니까(2023년 기준) 격차가 굉장히 벌어져 있고요. 이렇게 간다면 저는 한국 경제의 미래는 없다고 보는 거죠. 한국도 사실 앞서갈 수 있는 조건들이 있었는데 머뭇머뭇하는 사이에 한국의 경쟁력이 많이 약화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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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쟁은 곧 재생에너지 전쟁"
구글, MS, 애플이 앞다퉈 태양광에 돈 쏟는 이유



Q. 빅테크 기업들도 그렇고 우리나라 네이버 같은 기업들도 재생에너지에 많이 투자를 하고 있죠?

지금까지는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전력의 한 1~1.5%를 썼는데요. 앞으로 AI 시대에 데이터센터가 어마어마하게 전기 쓸 거거든요. 이거는 팩트입니다. 2027년이 되면 전 세계 전력의 3% 이상을 쓰게 될 겁니다. 결국 그러니까 전기 소비가 이 디지털 분야에서 특히 AI 분야에서 계속해서 늘어나게 될 것인데 과연 이럴 때 그러면 무엇이 이 전력 공급을 해낼 것이냐.
사티아 나델라 | MS CEO (지난해 11월)
"오는 2025년까지 우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탈탄소 에너지로 바꿀 예정입니다."


전기를 많이 쓰는데 탄소를 배출하는 전기 쓰겠다는 것은 너무 이율배반적이잖아요. 전 세계를 디지털의 세상으로 가겠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기후 변화 때문에 세상을 망하게 하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이걸 절대 놓지 못하는 거예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이런 회사들이 정말 진심으로, 진정으로 우리는 앞으로 계속해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올리겠다고 합니다. 엑소와트*라는 회사의 CEO가 한 말입니다. “데이터센터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로 돌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비생산적입니다.” 결국 뭘로 하겠다는 거예요? 재생에너지로 하겠다. ‘태양광으로 하겠다.’ 빅테크 기업들이 지금 태양광에 투자하고 있어요.

*엑소와트: OpenAI의 샘 알트먼과 벤처캐피털사 안드레센 호로위츠가 2000만 달러(약 275억 원)를 투자한 태양광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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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재생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AI 산업에서도 자연스럽게 도태된다는 거죠?

그렇죠. 그 안에서도 경쟁이 치열합니다. 왜냐하면 자기들이 앞으로 전기 먹는 하마라는 걸 너무 잘 알고요. 이거를 이제 실현 안 하면 결국은 '너희가 디지털로 해서 물건 많이 팔고, 뭐 엄청나게 세상을 바꾸고 편리하게 만들고, 지식의 보고를 창출한다는 이런 장밋빛을 얘기하지만 그 와중에 우리는 기후 피해 때문에 가뭄과 폭염과 폭우 이런 거로 죽으라는 얘기야?'라는 비판을 듣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니즈를) 아는 거죠. 무서운 건 뭐겠어요? RE100*

RE100: Renewable Energy 100 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영향력 있는 대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 충당할 것을 약속하는 글로벌 계획 (initiative).

구글 애플 이런 데가 2017년, 2018년도에 각각 이미 다 RE100을 달성했고요. 앞으로 이거를 이제 자기와 거래 관계에 있는 타사에게도 강제하겠다. 이게 잘 생각해 보면 규제가 아니에요. 그런데 규제예요. 그러니까 무서운 거죠. ‘야, 우리랑 거래가 있는 너희 기업도 해. 너희도 반도체 팔려면 너희도 앞으로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로 만들어서 팔아,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 물건, 우리는 하자 있는 거로 생각할 거야. 왜? 너희들 탄소 배출하면서 지금 반도체 만들잖아.’ 아니 고객이 나의 고객이 그렇게 요구하는데 이거를 거부한다는 게 그것도 다른 데도 아니고 애플 같은 데가 전 세계 시가총액 2위 기업이 막 이런 걸 하니 굉장히 부담이 되고요.

ESG* 같은 것도 똑같아요. 지금 RE100, ESG 같은 것들이 그냥 한국 경제에 그대로 이렇게 거대한 폭탄처럼 막 엄습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후 문제는 이제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 문제가 됐다, 기후 문제는 환경 문제를 넘어 일자리 문제가 됐다라고 제가 이야기하는 이유가 이런 거예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말로, 기업 또는 기업에 대한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영향을 측정하는 요소를 말함.
김주진 | 기후솔루션 CEO
"테크 기업들에 깔려 있는 상식은 인류는 스스로 망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인류는 상식을 따를 것이다. 그리고 현재 그 상식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향일 것이고 그걸 위해서 공급망을 탈탄소해야지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된다고 많은 회사들이 느끼고 있는 거 같아요."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까” 탄소 장벽 세우는 미국·EU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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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우리나라가 세계 1,2위를 다투는 반도체나 철강, 자동차 산업이 재생에너지 때문에 밀릴 수도 있는 건가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요. 그런 일이 생겨서 절대 안 되는 거죠. 제가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우는 것은 에너지 산업 시장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고 철강, 석유화학이나 각종 산업, 반도체는 말할 것도 없어요. 아마 들어보셨겠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고 3,690억 달러 (한화 약 508조 원),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분야에 적극 투자하겠다. 이 IRA 법을 통해서 해외에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미국으로 와라 미국에 투자를 하면 우리가 엄청난 보조금을 대주겠다. 중국도 견제하고 미국의 테크 기업들의 필요도 채워주고 자국 내 일자리도 만들고 일석 다조죠. 그래서 미국에 투자한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있지 않겠습니까? 투자액 기준 1위 국가가 어디겠어요? 이게 한국이에요.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기후변화 대응 및 의료보험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으로 특히 미국 내에서 생산된 친환경 차량과 부품에만 세액공제를 주는 방식 포함
바이든 | 미국 대통령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수천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를 했습니다. 그들에게 미국으로 오는 이유를 물었더니 미국이 가장 안전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거를 제가 좋아해야 할지... 한국 기업이 가면 거기서 돈은 벌죠. 왜냐하면 중국을 계속 견제를 하니까 그 안에서 또 이 거대한 시장을 향해서 물건 만들어서 팔 수 있어요. 태양광도 있고 반도체도 있고 전기차도 있어요. 그런데 그 투자가 한국엔 안 일어나고 미국으로 대체가 되면 한국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 건가, 이렇게 미국 보세요. 아주 노골적으로 그냥 관세를 매기는 세상 아닙니까? 우리의 3대 무역 대국이 중국, 미국, EU가 다 이런 식의 탄소 장벽을 세우기 시작하면 공정경쟁, 자유시장 경쟁만 떠들기에는 유럽과 미국이 이미 다른 주머니 차고 있어요. 여러 가지 이유로. 그 큰 흐름이 바로 기후변화입니다.

기후위기를 명분으로 '너희가 배출한 탄소 때문에 우리가 지금 큰일 나게 생겼으니 우리는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 명분이 있으니까 막 하는 거예요. 그래서 한국 정부도 좀 이런 면에서 반도체 키워야죠. 반도체가 성공하려면 뭐가 필요합니까? 전기가 필요해요. 이 전기를 그러면 또 석탄 화력, 가스 화력으로 할 거예요? RE100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모순이 되는 거예요. 여기서 이 흐름 속에서 우리 정부가 우리 기업이 우리 산업계가 우리 국민들께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어떻게 해야 될까?' 그럼 우리도 우리 기업들을 한국에서 효과적으로 재생에너지도 공급하고 한국에서 계속 투자하는 것이 기업들도 '계속 이렇게 끌려만 가다 보면 우리 물건이 더 이상 시장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상품으로 전락할 수도 있겠구나' 여기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계속해서 노력을 해야죠.
최태원 |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누구는 빨리 가고 쳐지는 사람이 존재할 겁니다. 전 세계가 탄소 중립에 동참하는데 나는 또 안 간다고 버틸 수 없는 거 아닙니까. 탄소 장벽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탄소 중립에 너무 머뭇거릴 경우에는 글로벌 무역에 의존하는 대한민국 같은 경제는 상당히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선입견에 사로잡혀" 한국이 태양광 놓친 이유



Q.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에너지의 50% 이상이 태양광 에너지로 나온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태양광 상황은 어떤가요?

이게 참 비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 우리나라는 태양광의 비중이 현재 이제 한 4% 정도 되거든요. 전체 전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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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태양광 발전율이) 이렇게 낮았던 이유가 뭔가요?

태양광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좀 다른 나라에는 없는 규제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뭐 이격거리*라고 그래서 기존의 어떤 시설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둬야만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 아니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제한적인 나라에서 이런 게 나왔다는 것 자체는 과거에 있었던 태양광에 대한 각종 괴담들이 있잖아요. 도저히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하는 이런 잘못된 정보들이 여기저기서 이렇게 퍼진 경험들이 있어요.

*이격거리 규제 조례: 지자체의 조례로 특정 도로나 주택으로부터 태양광 시설까지 2~300m의 거리두기 기준을 두고 있음

간혹 보면 우리나라는 지형적 조건이 사우디보다 태양광하기 안 좋다 이런 얘기를 하세요. 그런데 비교 대상을 그런 식으로 하는 건 되게 비합리적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일사량과 독일의 일사량 중 어디가 많을까요?” 여쭤보면 “독일 아닙니까?” 그러는데 사실은 우리나라가 독일의 일사량보다 약 50% 더 많아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남한이 독일보다 훨씬 더 위도상 아래쪽에 있기 때문에. 그 얘기는 태양광을 하기 위한 자연적인 조건은 독일보다 우리나라가 훨씬 좋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독일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023년 기준 54%예요.

Q. 태양광 발전의 단점이 있을까요?

단점 없는 에너지원은 없죠. 당연히. 그런데 이제 다른 것과 비교해서는 제일 부작용이 적다는 거고요. 일반 주민들 국민들께서 태양광의 설치에 비리가 있지 않냐 이걸 설치했더니 산사태도 나더라 폐태양광 패널, 나중에 처리가 골치 아프다더라 뭐 이런 이야기들을 해서 태양광에 대한 수용성이 낮은 이런 경향들이 좀 있다고 봐요. 아니, 태양광, 산비탈에 안 하면 되죠. 그리고 굳이 하더라도 튼튼하게 해 가지고 비 오더라도 휩쓸려가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고요. 우리나라 땅 좁다 변명할 게 안 돼요. 우리나라 아파트가 얼마나 많습니까? 아파트 지붕에도 하고 공장의 지붕에도 하고 주택의 지붕에도 하고 왜 못해요?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다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보고들인 거예요.

전체의 거대한 태양광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면, 흐름, 중요성, 필요성에 비해 아무것도 아닌 거고요. 이런 어떤 새로운 길을 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걸림돌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이것들은 해결해 나가야 될 문제지 '이런 게 있으니까 태양광은 안 되겠다'라는 소극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생각은 저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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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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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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