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의사 1% 늘어난다고 한국 의료 망하나”…‘파업 불참’ 의사의 호소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서울대 의대 산하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가운데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 ‘’의사제국 총독부의 불법파업결의 규탄‘’ 대자보가 붙어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홍승봉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 위원장이 의사의 단체 사직과 휴직 강행 움직임에 대해 “의사의 단체 사직과 휴직은 중증 환자들에게 사형선고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지난 16일 동료 의사들에게 보내는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파업 불참을 밝혔다.

홍 위원장은 “10년 후에 활동할 의사 1509명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수십만 명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가 죽는 것이지 의사가 너무 많다고 환자가 죽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10년 후에 1509명의 의사가 사회에 더 나온다면 전체 의사 15만 명의 1%에 해당하는데, 의사 수가 1% 늘어난다고 누가 죽거나 한국 의료가 망한다고 말할 수 있나”라며 “나의 사직, 휴직으로 환자가 죽는다면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정당화될 수 있을까”라고 했다.

홍 위원장은 “뇌전증 수술을 받으면 사망률이 3분의 1로 줄어들고 10년 이상 장기 생존율이 50%에서 90%로 높아진다”며 “지금은 전공의 사직으로 유발된 마취 인력 부족으로 예정됐던 뇌전증 수술의 40%도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 잘못도 없는 국가와 의사가 지켜줘야 할 중증 환자들이 생명을 잃거나 위태롭게 됐다. 원인이 누구에게 있든지 간에 이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10년 후에 증가할 1%의 의사 수 때문에 지금 환자들이 죽게 내버려둬도 된다는 말인가. 후배, 동료 의사들의 결정이지만 의사로서 국민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장은 휴진을 지지하는 일부 의대생 부모들에 대해서는 “자녀가 훌륭한 의사가 되길 바란다면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어떤 충고를 해야 할지 고민해 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며 “내 아들딸이 의대생, 전공의라면 빨리 복귀하라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전공의 사태 해결을 요구하면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다. 중환자실, 신장투석실, 분만실은 무기한 휴진에서 제외됐지만, 일반 수술과 외래 진료 분야 교수들이 휴진에 들어가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 또한 전공의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오는 18일부터 집단 휴진을 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