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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코리안 보드카’ 진짜 이름 알린 하이트진로, 이젠 ‘진로’ 대중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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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글로벌 비전 2030’ 선포

해외시장 소주 매출 5000억 원 달성 제시

베트남 타이빈성 산업단지 내 첫 해외생산 공장 건립

동아일보

장인섭 하이트진로 전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글로벌 비전 2030’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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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된 식음료 기업 중 최초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하이트진로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글로벌 비전으로 ‘진로(JINRO)의 대중화’를 내세웠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종합 주류기업으로 도약을 가속화한다는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 중‧단기 해외사업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비전 선포식에서 장인섭 전무이사는 “올해 변화의 원년을 만든다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세계 주류시장에 더 큰 도전을 하려고 한다”며 “100년 기업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국내외 주류시장의 발전을 선도하며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써가겠다”고 말했다.
첫 해외수출지서 시작한 ‘글로벌 비전’… 소주 세계화 이끌어

사실 하이트진로와 베트남은 인연이 깊다. 지난 1968년 하이트진로가 해외로 첫 수출한 나라가 바로 베트남이다. 이후 싱가포르(1973년), 미국(1975년), 일본(1977년), 러시아(1993년), 동아시아 및 유럽권(2000년 이후)으로 수출길을 확장했다.

하이트진로는 2015년 베트남법인을 설립했고, 이듬해 베트남에서 ‘글로벌 비전 2024’를 통해 ‘소주 세계화’를 선포했다. 당시 해외에선 ‘소주’보단 ‘코리안 보드카’라는 표현이 일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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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의 한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진열된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들. 하이트진로 제품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소주가 진열돼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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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는 창립 100주년에 발맞춘 전략을 바탕으로 소주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성공했다. 전략은 크게 △제품 △유통 △커뮤니케이션 등 세 가지였다. 우선 소주가 낯선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소주의 ‘녹색병’을 알리기 위해 ‘청포도에이슬’ 등 에이슬 시리즈(플레이버 소주)와 ‘참이슬’을 내세운 레귤러 소주 제품을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선보였다.

대륙 내 성장 발판을 구축하기 위한 우선 공략국가(전략국가)도 선별해 운영했다. 연간 판매량과 연 평균 성장률을 비롯해 대륙 내 국가 상징성, 시장규모 대비 성장 가능성, 현지 소비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17년 △일본 △중국 △미국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영국 등 8개 전략국가를 선별했다. 올해 기준 하이트진로의 전략국가는 호주와 독일, 멕시코 등이 추가돼 17개국으로 늘었다.

아울러 MZ세대 소비자층과 소통을 활발히 이어가기 위해 페스티벌이나 K콘서트, 스포츠 마케팅 등을 병행하면서 인지도를 키웠다.

그 결과 ‘SOJU(소주)’ 관련 키워드 구글 검색량(영국 등 최근 판매성장 중인 국가 기준)은 2020년 월 약 10만 회 이하에서 2023년 이후 월 약 20만 회로 두 배나 증가했다. 또한 2022년 하이트진로가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의뢰한 조사결과 주요국가 12개국에서 10명 중 9명(평균 88.6%, 보조인지율 기준)이 소주를 알아 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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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노프와 타이거맥주에서 각각 동남아 시장에 출시한 소주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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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소주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인정하는 니스(NICE) 공식상품명칭으로 등재됐다. 글로벌 주류 카테고리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소주 시장에 뛰어든 업체도 늘기 시작했다. 신세계L&B나 보해양조 등 국내 주류업체 뿐만 아니라 스미노프, 타이거맥주 등 글로벌 업체에서도 유사 소주 제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전개한 활동을 통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인지 수준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ASY TO DRINK, DRINK TO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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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호 해외사업본부 전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글로벌 비전 2030’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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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로벌 비전 2030’에서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브랜드 진로(JINRO)의 대중화와 해외시장 소주 매출 5000억 원 달성을 제시했다. 해외사업본부 황정호 전무는 “전 세계인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주류 카테고리는 맥주다. 대표 주류 카테고리인 와인, 위스키, 샴페인 등은 소비하는 환경과 장소가 어느 정도 정해져있어 대중적이진 않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대중적인 맥주와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EASY TO DRINK, DRINK TO LINK(편하게 한 잔, 한 잔 후 가깝게)’라는 새로운 글로벌 태그라인 아래, 진로(JINRO)의 대중성을 전달할 계획이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인관관계에서 소주의 역할을 전 세계인들과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전략의 틀은 기존 소주 세계화와 동일하다. 우선 제품은 플레이버 소주를 확대하는 한편, 다양한 도수의 제품을 개발하는 등 세부 카테고리를 확장해 레귤러 소주 제품으로 정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엔데믹 이후 유흥(ON) 채널의 뚜렷한 성장세를 고려해 영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는 수출 판매채널에서 유흥의 비중은 약 26%에 불과하다. 하이트진로는 유흥채널이 연평균 3%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2027년에는 28.6%까지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로컬 프랜차이즈 계약과 지역 내 핵심 상권을 우선 공략하고, 거점 업소 및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밖에도 글로벌 브랜드 수준에 맞는 규모감 있는 스포츠 이벤트 후원 활동과 국가별 페스티벌 참여 및 컬래버레이션 등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진로(JINRO)가 세계적인 주류 브랜드와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자리매김 시킨다는 방침이다.

판매 외형 확장에 따른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첫 해외생산 공장도 건립한다. 공장 부지는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GREEN i-PARK) 산업 단지 내에 위치한다. 2026년 완공 예정이며, 동남아 시장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하노이(베트남)=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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