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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평균 연봉 1억 넘는 ‘신의 직장’…직원들 줄사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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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평균연봉 1억1061만원
5년간 543만원 상승에 그쳐
“처우 낮고 업무 강도 세다”


매일경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임. [사진 = 챗 GPT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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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신입 직원들에 이어 2~3급 고참급 직원들의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의 평균연봉은 1억1061만원으로, 남성 직원 1억1888만원, 여성 직원 9188만원 수준이다. 금감원은 조직 내 핵심 인력들까지 이탈 조짐이 확산하자, 전사적인 쇄신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전 금감원 수석조사역 A씨(3급)의 빗썸코리아 이사직 취업을 최종 승인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금감원 직원이 가상자산거래소로 이동하면 특별한 사건으로 불렸는데, 이제는 일상적인 일로 간주된다.

A씨는 공인회계사 자격증 보유자로 금감원 재직 당시 주로 공정거래 관련 조사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부터 5월 말까지 금감원 퇴사자 취업심사 신청 건수는 27건에 달했다.

직급별로는 고참급인 2급 직원의 퇴사 신청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3급 8명, 4급 4명 순이었다.

특히, 2급 퇴사자 취업심사는 2022년 14건에서 지난해 35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5개월 만에 2022년 전체 퇴사자 수준에 달한다.

3급 퇴사자 취업심사는 2023년과 2022년이 12건으로 동일했으나 올해는 5개월 만에 8건을 기록 중이다. 이들 퇴사자들은 대개 법무법인과 금융사 등 민간기업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다 공직자 취업 심사를 받지 않은 5급 이하 인력 이탈까지 포함하면 퇴직 규모는 더 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재산공개 대상자의 퇴직 전 수행했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3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취업확인, 취업승인을 받으면 재취업이 가능한데 금감원은 4급 이상(선임조사역·수석조사역·팀장·국실장·임원)부터 심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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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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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직원들의 이탈현상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지난해 금감원 퇴사자 49명 중 20대 직원은 7명, 30대는 6명으로 조사됐다. 전체 퇴사자 4명 중 1명은 MZ세대인 셈이다.

근속연수로 따져봐도 만 3년차 이하 퇴사자는 총 8명으로 직전년도(3명) 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2014년~2021년 기간 금감원에서 퇴사한 2030세대는 매년 3~4명에 그쳤으나 2022년(12명)부터 10명대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복수의 금감원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 보다 많은 연봉을 받았는데 최근 5년간 평균연봉 인상액이 500여 만원에 그친데다, 과한 업무와 보수적인 조직문화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금감원 예산이 정부부처를 거쳐 결정되는 만큼 민간기업처럼 단기간에 ‘확’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업무 강도나 조직문화 등을 먼저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확’ 바뀌는 수장의 성향 역시 직원들에게는 불안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일례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연말 부서장을 84%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젊은 부서장을 배치해 조직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나 조직 안정성으로 대변하는 인사와 평가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금감원은 연초부터 조직 쇄신작업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7년 만에 조직진단을 딜로이트컨설팅에 의뢰해 진행 중이다. 시대 변화를 반영해 ▲전략 ▲조직 ▲인사·문화 3개 부문에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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