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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영끌막차 놓칠라"… 대출규제 앞두고 주담대 확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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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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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년 만에 2%대까지 속속 떨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시장금리가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차주의 상환 부담이 줄어들면서 이달 들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이 전달과 비교해 4조원 이상 늘었다. 올 하반기부터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막바지 대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23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이 은행들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94~5.57%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24~5.86%였는데, 20여 일 만에 금리의 상·하단이 각각 0.29%포인트, 0.30%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3.803%에서 지난 21일 3.454%로 0.349%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내리면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2%대 관련 상품도 등장했다.

지난 19일 신한은행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의 금리 하단이 2.98%를 기록한 데 이어 24일부터 국민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의 금리 하단도 2.99%로 내려간다. 2%대 주담대 고정금리의 재등장은 신한은행은 2021년 3월 이후, 국민은행은 202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도 지난달 말 연 3.80~6.80%에서 지난 21일 연 3.74~6.73%로 떨어졌다.

대출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들자 가계대출은 4월 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63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703조2308억원)과 비교해 20일 만에 4조4054억원 늘었다.

차주의 부담이 완화되고 동시에 주택 거래는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49조9862억원이다. 지난달 말에는 546조2222억원이었다. 약 3주 동안 3조7640억원이 불어났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차주의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추가 가계대출 확대에는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앞두고 그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부터 은행은 새로 취급하는 주담대 등의 대출 한도를 2단계 스트레스 DSR에 맞춰 산출한다. DSR은 차주가 1년에 갚아야 할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스트레스 DSR은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 폭을 더해 금리를 가산한다. 금융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된 이후 소득 5000만원 차주가 혼합형으로 신규 주담대를 받을 경우 대출 한도는 현행 3억3000만원에서 3억1000만원으로 줄어든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최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올해 가계대출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 "금융권 스스로도 가계부채의 중요성에 대해 당국과 인식을 공유하면서 차주의 상환 능력을 감안한 대출이 일선 현장에서 취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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