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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청약 미달, 또 미달’ 흥행 실패에 우는 조각투자업계…“법제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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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26일 조각투자 2개 업체 혁신금융서비스 심사
혁신금융 지정 조각투자 업체 5곳 이어 추가 여부 주목
업계 성과 위해 공모 지속…카사·펀블, 8월 중 새 공모 계획
거래소 신종증권 장내거래 시범운영 하반기로 미뤄져
업계 “상장 기준 30억 허들 낮춰야…법제화 속도 시급”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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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업계가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새 상품을 내는 등 고군분투 중이나 잇따른 흥행 실패로 울상을 짓고 있다. 업계에선 국회에서 토큰증권(Security Token) 법제화가 불발된 데다 시범 운영 예정인 신종증권의 장내거래 진입 허들이 높게 설정되면서 난항을 겪는 분위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26일 정례회의를 통해 조각투자 관련 2개 업체에 대해 혁심금융서비스 지정 여부를 안건으로 심사한다. 지난달 말 정례회의에서 선박, 웹툰 지적재산권(IP)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 2곳이 혁신금융서비스 심사 결과 미지정 된지 약 한달 만이다.

올 4월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참여한 블록체인 기반의 항공기 엔진 신탁수익증권 거래 유통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후로부터는 2개월 만이다. 현재 조각투자 업체 중에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된 곳은 갤럭시아머니트리를 포함해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 카사, 펀블, 루센트블록과 음악수익증권 플랫폼 뮤직카우까지 총 5곳이다.

조각투자는 업계 청약 미달 등 흥행 실패로 가라앉은 분위기에서도 신규 상품 출시에 나서며 고군분투 중이다.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 카사와 펀블은 8월 중으로 새로운 부동산 상품 공모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는 20일부터 송아지 100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투자계약증권 발행 청약에 나섰다.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열매컴퍼니도 이우환 작가의 ‘다이얼로그(Dialogue)'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2호 투자계약증권 청약을 시작했다.

조각투자 업체들은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가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발표한 후 잇따라 상품 공모에 나섰으나 흥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펀블은 지난달 말 청약을 진행한 29억 원 규모 3호 상품 제이빌딩 공모 계획을 철회했다. 최초로 투자계약증권 청약에 나선 열매컴퍼니의 아트앤가이드도 실권주로 미달을 기록했다. 서울옥션블루의 앤디워홀 작가의 '달러 사인’, 투게더아트의 쿠사마 야요이 작가의 작품 ‘호박'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도 미달된 바 있다.

업계에선 토큰증권을 자본시장법상 증권 형태로 편입하는 ‘토큰증권(Security Token) 법제화’가 불발되면서 조각투자 시장 전반이 자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위기다.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시장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평가다.

한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법제화가 미뤄지다 보니 시장이 열리지 않았고 준비하는 기업들도 준비성이 미비하고 담당하는 사람들조차 내용을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갈길이 멀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법제화가 늦춰지면서 한국거래소에서 올해 상반기부터 시범적으로 운영을 예고했던 신종증권의 장내거래도 미뤄진 상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토큰증권 법제화가 안된 상황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장외에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곳도 많지 않다”며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 혁신금융 서비스 사업자에 대한 장내거래 서비스는 4월에 시스템을 갖춘 상태로 업체들을 만나 장내에 상장할 만한 것들을 추진하고 있는지 계속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거래소 신종증권의 장내거래가 시작되어도 상장 기준 허들이 높은 점이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은다. 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신청인(신종증권을 발행한 국내법인)의 최소 자기자본은 20억 원, 상장하려는 신종증권의 규모는 상장일 직전 6개월 이내에 공모된 총 상장액 30억 원 이상의 상품이어야 한다.

한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내 개장이 기대됐던 한국거래소 신종증권 시장의 시범운영 미뤄지면서 마냥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장 기준 30억 원인 점도 아직 규모가 작은 현존 업체들에 허들로 작용해 진입 가능한 곳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30억 원 기준이 업계에 부담 되는 것은 사실이다. 20억 원 정도로만 낮춰도 부동산 업계는 진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국회 원이 구성되는 대로 법제화에 속도가 붙기를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이투데이/정성욱 기자 (sajikoku@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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