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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우리 모두에게 상처”…밀양시장, 20년 전 집단 성폭행 사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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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안병구 경남 밀양시장과 밀양시의회,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등 밀양지역 80여개 단체 대표들은 25일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밀양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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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들의 무차별 신상털기로 다시 주목받은 ‘2004년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밀양시장이 공식사과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밀양시장이 사과한 것은 2007년 6월에 이어 두번째다.



안병구 경남 밀양시장은 25일 오후 2시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이 자리에는 밀양시의회,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등 밀양지역 80여개 단체 대표들도 참석해서 함께 사과했다.



안병구 시장은 합동사과문에서 “20년 전,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충격과 상처를 남겼다. 아직 그 상처는 제대로 아물지 못하고 공분과 슬픔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올바르게 이끌어야 했음에도 어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도 하지 못했다”며 “피해 학생과 가족이 겪었을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우리 모두의 불찰이었다”고 덧붙였다.



밀양시는 밀양시장이 사과한 이유에 대해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20년 전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돼 사적 제재 논란이 일어나고, 피해자 인권이 또다시 침해받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부터 유튜버들의 이 사건 가해자 신상 공개에 따른 피해사례를 접수해서 조사하고 있다. 25일 현재 접수된 고소·진정은 140건에 이르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 유튜버에 의해 신상이 노출된 사람 중에는 성폭행 사건 실제 가해자도 있지만, 가해자 또는 관련자로 엉뚱하게 지목된 사람이 더 많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온라인 공간에 퍼뜨리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경찰은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적용해 이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2004년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 동안 지속해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울산지검은 구속 7명, 불구속 3명 등 가해자 10명을 기소하고, 20명을 소년원으로 보냈다. 나머지 가해자는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등 이유로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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