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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엔비디아 사흘간 13% 급락… 고점 물린 서학개미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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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후 1조 이상 순매수
차익매물에 시총 3조弗 무너져
마이크론 실적·주총에 촉각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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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하고 주가가 저렴해진 것 같아 들어왔더니 그전보다 더 떨어졌네요."

서학개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엔비디아가 3거래일 연속으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차익실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고점' 우려에, '미국 경기 둔화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韓美 개미들 1조씩 물렸다

2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68% 급락한 118.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액면분할을 단행했을 당시의 주가(121.79달러)보다 낮은 수치다.

지난 18일 135.58달러의 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한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3거래일 만에 12.88% 떨어졌다. 월가에서는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조정 국면에, 20% 이상 하락하면 하락장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시가총액은 2조9055억달러(약 4031조원)으로 3조달러 선이 무너졌고, 시총 순위는 3위로 되돌아갔다. 엔비디아는 지난 18일 시가총액이 3조3350억달러(약 4628조원)까지 치솟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에 등극한 바 있다.

문제는 급락 전에 들어간 서학개미들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후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식을 7억8752만달러(약 1조938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달까지 매도세를 보였으나 액면분할을 전후로 주가를 대거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미국 현지 개미들도 마찬가지다. 엔비디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NVDL'에 지난 한 주 동안 7억4300만달러(약 1조31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마이크론 실적발표 기다리자"

증권가는 대체로 차익실현을 주가 급락의 이유로 꼽았다. 키움증권 안석훈 투자컨텐츠팀장은 "지난 주말 나스닥 선물옵션에서 역대급 매물이 나왔는데 대부분 엔비디아와 반도체업종에 집중됐다"며 "올해 주가가 150% 이상 올라 쉬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KB증권 안소은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조정 국면은 인공지능(AI) 수혜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바뀌거나 장기 고성장 기대가 약화됐다기보다 단기 과열을 식히는 과정"이라며 "지난 18일 기준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는 44.6배로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5월 초 이후에만 35%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주가 조정과 관련 "장기 상승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며 추가 상승을 위한 도약대로 평가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블레인 커티스는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추천을 유지하는 한편 목표주가를 135달러에서 1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주가 급락으로 엔비디아 경영진의 주식 매각이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6일 엔비디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내부자 주식매매 계획에 따라 내년 3월까지 최대 60만주를 매각할 계획이다. 지난주 이미 946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운영담당 부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내년 5~7월까지 각각 4만1140주, 5만주를 처분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6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발표까지 조정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월가에서는 다른 기술주로 약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트레이드네이션의 선임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모리슨은 "엔비디아의 지반이 계속해서 약화하면 '전염' 위험이 발생한다"면서 "다른 대형 기술주로 매도세가 확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훈 팀장은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증시는 주가 흐름이 2~5거래일 간격으로 움직인다. 이번에도 빠질 수 있다"면서도 "쉬어가지 않으면 더 크게 빠질 수 있다. 마이크론의 실적발표와 엔비디아 주주총회(27일)를 기점으로 반등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air@fnnews.com 한영준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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