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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TV토론 앞둔 트럼프 “바이든은 훌륭한 토론자” 추켜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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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좀비’ 비난 퍼붓다 태세 전환

첫 TV토론서 바이든 선전 전망에

유권자 기대심리 높이려는 전략

바이든, 별장서 토론 준비 매진

동아일보

트럼프(왼쪽),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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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뇌사 좀비’라 부르는 등 연일 비난을 퍼붓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돌연 ‘훌륭한 토론자’라고 추켜세웠다. 27일 열리는 이번 대선 첫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선전할 거란 전망이 커지자,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 심리를 높여 놓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한 팟캐스트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훌륭한 토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과 토론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라이언을 박살냈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후한 평가는 매우 이례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유세 때마다 “바이든이 문장 두 개를 연결하지 못한다”며 고령 문제를 집중 부각시켰다. 14일에는 이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혼자 자리를 이탈한 것처럼 편집된 영상을 거론하며 “뇌사 상태의 좀비처럼 돌아다닌다”라고 비아냥거렸다.

CNN방송은 “트럼프 캠프의 놀라운 태세 전환”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TV 토론에서 예상외의 호응을 얻을 가능성을 차단하고 싶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험담을 아예 멈춘 것은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선 “바이든은 약물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백악관 조력자들이 뭘 하는지도 모르는 그가 무대에서 정신 차리도록 약물로 각성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랜 앙숙인 CNN이 토론 주관사인 점을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경 속에서 싸우고 있다는 이미지 포장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이번 토론은 사자 굴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최근 유세에서 “바이든 1명이 아니라 (CNN 앵커인 제이크 태퍼와 데이나배시까지) 세 사람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인변호사 밥 바워 등 전현직 참모 16명과 토론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조명까지 설치해 실제와 똑같은 무대를 만들어 실전 연습 중”이라고 전했다. 바워는 최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트럼프가 어떻게 토론에 나설지 최대한 가깝게 접근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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