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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중국, 세계 최초로 '달 뒷면 토양' 가져왔다…본격 우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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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여신들이 벌이는 우주전쟁이다. 중국 신화 속 달의 여신 창어(항아·嫦娥)의 이름을 딴 무인우주선 '창어 6호'가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토양을 확보하고 무사 귀환한 가운데, 미국은 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의 이름을 붙인 프로젝트로 내년 달에 우주인을 보낸다.

머니투데이

달 뒷면의 분화구 중 하나인 '남극 에이킨 분지'에 착륙한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뒷면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했다. 2024.06.03.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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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25일 "창어 6호가 오후 2시7분(한국 시간 3시7분) 달 뒷면의 토양 샘플을 가지고 중국 북부 네이멍구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일 하이난 원창 우주발사장을 떠난 지 53일 만이다.

창어 6호는 2일 목표 지점인 달 뒷면 '남극-에이킨 분지'에 착륙했다. 달 뒷면 토양 샘플을 채취한 뒤 같은 달 4일 지구 귀환을 위해 달 뒷면을 이륙했고 이날 무사 귀환했다. 이제껏 달 표면 탐사에 성공한 나라는 소련, 미국, 중국, 인도, 일본까지 모두 5개국이며 뒷면 토양까지 채취한 건 중국이 유일하다.

자전과 공전 주기 탓에 달 뒷면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으며, 당연히 직접 통신도 불가능하다. 탐사는 물론 착륙해 샘플을 채취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지역이다. 중국은 통신 중계 위성을 활용해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샘플 회수에 성공했다. 그 자체로 우주기술력을 한껏 과시했다.

이번에 채취된 달 뒷면 토양은 약 40억년 전의 토양으로 추정된다. 미국이나 러시아가 확보한 달 전면 토양보다 훨씬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창어 6호의 임무가 눈길을 끈 것은 2020년 발사됐던 창어 5호가 싣고 돌아온 달 토양에서 핵융합 발전의 잠재적 연료이자 지구에선 제한적으로 확보되는 헬륨3의 흔적이 발견되면서다. 위스콘신대 핵융합기술연구소는 40g의 헬륨3에서 나오는 잠재적 에너지량이 석탄 5000톤에 해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고, 헬륨3 관련 미국 스타트업 인터룬은 달 표면 아래 100만톤 이상의 헬륨3가 매장돼 있을 거라는 주장을 편다.

헬륨3의 발견은 달 표면 탐사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앞서 달 탐사에 성공한 5개국 외에 우리나라도 달 탐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국의 행보가 특히 빨라 러시아와 공동으로 달 남극 인근에 국제 달 연구기지(ILRS) 설립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이번 성공에 이어 2026년 창어 7호, 2028년 창어 8호를 잇따라 발사할 예정이다. 2030년엔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내 ILRS 계획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우주정거장 텐궁이 중국 우주탐사의 시금석이 됐음을 감안하면, ILRS를 통해 중국의 우주과학 기술은 다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의 우주과학 기술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내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내용이다. 2028년 우주기지도 건설한다. 예정대로라면 중국과 러시아의 달 기지 건설 시점보다 훨씬 이르다. 달의 여신을 앞세운 미국과 중국의 우주개발 경쟁에서 최종적으로 웃는 나라는 누가 될까.

베이징=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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