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다우드 성에서 찰칵. /인게임 캡처 |
개인적으로 리니지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다.
바야흐로 모뎀 시절 '공성전', '혈맹' 등 사나이 울리는 낭만으로 리니지를 입문했건만, 현실은 성문 앞을 지키는 NPC인 경비병보다 미약했으며, 속해 있던 혈맹은 피를 나누진 않고 농담만 나누는 정도였다.
그렇게 수년이 흐르자, 엘모어 격전지를 누비거나 오만의 탑, 고대 정령의 무덤을 드나들며 사냥과 성장, 득템의 재미에 빠진 어엿한 린저씨가 됐다.
당시 연합. 오프라인에서 모여 함께 공성전을 진행했다. /김휘권 기자 |
2017년 6월 21일, 리니지M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초반 혈맹을 개설해 구심점 역할을 하니 혈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어느새 혈맹 랭킹은 TOP3, 동시에 연합까지 구성된 꽤 큰 규모로 성장했다.
오프라인 정모에 참여하느라 3시간도 채 잠들지 못하고 출근을 했지만, 혈맹은 결속력으로 단단해졌으며, 성을 드나드는 소위 '라인'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리니지 시절 어깨가 넓어 마동석 같았던 경비병은 리니지M에서는 하룻강아지 수준이었다.
◆ 라떼는 아니, 리니지M 초창기 시절에는 별다른 기능이 없었다.
컨트롤의 손맛이 강제됐던 리니지M. /인게임 캡처 |
지금이야 PC와의 연동, 스트리밍, 스케줄까지 있는 세상 편한 리니지M이지만, 초창기 시절에는 별다른 기능이 없었다.
당시에는 리니지M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밀고 있었기 때문인데, PC 온라인 게임을 줄곧 개발한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에게 모바일에 최적화된 기능들을 요구하는 건 무리였을까.
별이 네 개! /인게임 캡처 |
수면은 더욱 부족해졌다. 반왕이라 불리는 적들의 밤낮없는 견제에 많은 혈원들이 스마트폰을 베개 삼아 잠들기 일쑤였다. 절전모드도 없어서 갤럭시의 게임모드가 얼마나 부럽던지.
기능들이 구색을 갖추기 시작한 건 리니지M 출시 1주년이었다. '자동사냥 중 플레이어에게 피격 시 알림', '체력 알림', '체력 회복제 알림' 등 기능이 추가됐으며, 물약 자동 사용, 상점에서 자동 주문 등이 가능해졌다.
마우스-키 녹화 등 리니지M 특화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한 퍼플. /인게임 캡처 |
지금은 엔씨 게임의 크로스 플랫폼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한 '퍼플' 역시 리니지M을 온전히 담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9년 11월 27일 리니지2M과 함께 탄생한 퍼플의 '스트리밍' 기능은 리니지M을 지원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니, PC에서 리니지M을 즐기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볼모로 에뮬레이터를 다운로드 받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 다시 말하는 섬으로
2024년 6월 19일 리니지M에서는 '에피소드 제로'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이번 업데이트 핵심은 신서버 '말하는섬'과 '윈다우드'로 이뤄진 '리부트 월드'다.
먼저 서버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는 리니지의 서버명을 원작 속 캐릭터나 몬스터로 짓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는 리니지를 잠시나마 경험해 본 유저들은 잊지 못하는 '추억의 장소'를 이름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기존 서버와의 단절을 상징하는 동시에 완전히 새로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엔씨의 마음이 린저씨들에게 닿은걸까. 신서버 '말하는섬'은 역대급 속도로 사전예약이 마감됐으며, '에피소드 제로' 업데이트를 눈앞에 앞두고 '윈다우드' 서버가 추가됐다.
엔씨에 따르면 6월 19일 20시 리부트 월드 오픈 직후 많은 이용자가 몰리며 20개에 달하는 모든 신서버에서 캐릭터 생성이 제한되고 대기열이 발생해 수용인원을 증설하기도 했다.
또한 '에피소드 제로' 이후 기존 레거시 월드도 활성화되며, 리니지M 일간 사용자 수(DAU)가 대폭 증가했다.
리니지M이 다시 전성기로 회귀할 수 있을 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 리니지M 세상 참 좋아졌다
괴눈고기 내놔! /인게임 캡처 |
신규 클래스인 마검사를 골라 다시 접속한 리니지M은 초창기와는 달리 크게 변화된 모습이었다.
모바일 앱 퍼플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었으며, 스케줄과 무접속 플레이, 접속 전환 등 깨알 같은 편의성은 부담없이 리니지M을 접근하게 만들었다.
세상 참 좋아졌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스킬 하나 구하기 힘들던 시절은 지나고 아데나, 명예코인으로 웬만한 스킬 습득이 가능한 점은 탄성을 자아냈다.
답은 정해져 있다. /인게임 캡처 |
특히 리부트 월드만의 혜택은 어마어마했다. 성장에 도움되는 필수 재화 및 아이템으로 무장한 사전예약 쿠폰, 인사이드M 쿠폰, '7주년 기념 특별 축하 상자' 등은 캐릭터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에 더해 개발자 서신을 통해 '신비한 변신/마법인형/성물 뽑기'가 각 10개씩 제공됐으며, '판도라의 성장 패스'는 캐릭터 레벨만 올리면 각종 뽑기권을 지원했다. 이는 '변신 뽑기(아데나)'를 간절히 누르던 시대의 종말을 의미했다.
이러한 지원은 기존/복귀 유저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질 정도의 큰 혜택이지만, 레거시 서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리부트 월드'여서 상관없게 느껴졌다.
엔씨의 밀접한 소통도 체감된다. 유튜브 등 소통채널을 통해 유일 등급은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박는 한편 리부트 월드의 플레이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 전설 등급 이상 변신, 마법인형, 성물 카드 수량을 대폭 감소시키는 결단을 하면서다.
이처럼 확 달라진 모습에 '혹시?'라는 기대감으로 우편함을 열어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7월 31일까지 설정-쿠폰에서 REBOOTWORLDGIFTS 입력하세요!. /인게임 캡처 |
개인적으로는 '기사단 장비 세트'와 '판도라의 성장 패스'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기사단 장비는 영웅 등급 장비들을 미루어 보더라도 준수한 능력치를 갖췄고, 판도라의 성장 패스는 축복받은 장신구 및 인장, 빛나는 티셔츠 등을 제작 가능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성장 패스를 따라가면 상급 변신, 마법인형, 성물 뽑기팩 무려 300개가 주어진다.
여기에 사전예약 미참여 유저들은 '후발대 이벤트'로 이 같은 혜택을 대부분 누릴 수 있게 만든 엔씨의 세심한 준비도 돋보였다.
언제나 익숙한 버땅. /인게임 캡처 |
모든 지원을 받았지만 단번에 영웅 변신을 뽑지 못하는 '똥손'은 여전했다.
그래도 문제없다. 50레벨을 달성하면 지급되는 '샤르나의 영웅 변신 반지'로 영웅 변신 효과를 누리고 있어서다.
무과금으로 즐기고 있지만, 메인 퀘스트만 공략해도 따라오는 혜택들은 50레벨을 쉽게 돌파할 수 있게 하면서 사냥과 성장, 득템의 재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필드 몬스터를 사낭하며 드랍된 고급 등급 아이템을 거래소에 등록하고, 팔리기를 기다리는 소소한 재미가 실로 오랜만이다. 기사단 장비의 기간제를 벗어 던지기 위해 '과거의 말하는 섬'을 하루 1시간씩 꼬박 도는 등 캐릭터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고 있다.
벌써부터 든든한 국밥 한끼를 먹은 느낌이다. 린저씨로서 옛 추억을 곱씹으며 천천히 즐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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